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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사전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됐다. 이로써 전체 유권자 4439만 1871명 가운데 869만 1711명이 투표를 마쳤다.
지역별로는 진보 강세 지역인 전남·전북의 투표율(34.96%·32.96%)이 가장 높았고,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TK) 지역은 13.42%·16.92%로 가장 낮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호남의 투표율은 정권 심판 여론, TK는 사전투표 불신 정서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두고 다양한 분석을 내놨다. 사전투표율 증가가 정치적 의미만으로 해석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장은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익숙해지고, 편리함을 체감한 결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대 대선의 최종 사전투표율은 34.7%로 직전 대선(26.06%)보다 높은 결과를 기록했다. 22대 총선 당시 최종 사전투표율도 31.28%로 21대 총선(26.69%)보다 상승했다.
반면, 극단적 정치 양극화가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한편에서는 네거티브 선거라고 하는 혐오의 선거가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더 끌어내는 효과도 있다”며 “양당 후보가 표를 적극 독려하면서도 상대를 혐오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선거다 보니, 유권자들이 더욱 참여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호남의 높은 사전투표율을 두고는 친민주당 정서의 반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투표장에 먼저 가는 사람들의 심리는 마음을 이미 굳혔다는 뜻”이라며 “호남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고, 이 지역에서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건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가 강하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남권 투표율 열세에 대해서는 “영남의 낮은 투표율은 이길 확률이 높지 않은 상황에 더해 부정선거에 대한 의심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고무적인 분위기다.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전투표율이 높게 출발한 데 대해 “국민이 대한민국 위기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참여 선언”이라며 “민주당 지지를 넘어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어떻게 가야할 것인지에 대한 주권자의 결단이자 명령이며, 이 명령을 가장 잘 받드는 후보는 이재명 후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본투표에서의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선대위 상황실장은 같은 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우세한 지역은 원래 본투표 비율이 더 높다”며 “사전투표율이 높은 이유는 아직 정확히 분석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TK의 보수 결집이 안 되길 바라겠지만, 원래 본투표율이 높은 지역”이라며 “국민의힘에 압도적 지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