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음주가 동반된 지방간은 간암뿐 아니라 식도암과 위암 발생 위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박하나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심주현 교수 공동 연구팀은 지난 2010년~2011년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4만3,994명을 중앙값 기준 약 10.5년간 추적해, 지방간 유형별 암 발생 위험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Gut and Liver’에 실렸다.
연구팀은 복부 초음파로 진단한 지방간을 2023년 도입된 국제 분류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눴다. 음주는 적지만 비만·당뇨 등 대사 문제가 동반된 ‘대사이상 지방간(MASLD)’, 여기에 음주가 더해진 ‘음주 동반 대사이상 지방간(MetALD)’,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알코올성 간질환(ALD)’이다.
◇ 음주 더해질수록 간암 위험 커져 ...식도암·위암도 높아
지방간이 없는 사람과 비교한 간암 발생 위험은 대사이상 지방간이 약 2배였다. 음주 동반 대사이상 지방간은 약 7.9배, 알코올성 간질환은 약 12배로 음주가 더해질수록 위험이 커졌다.
소화기암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확인됐다. 알코올성 간질환군은 식도암 위험이 약 6배, 위암 위험이 약 2.4배 높았다. 음주 동반 대사이상 지방간군도 위암 위험이 약 1.6배 높았다. 암 전체로 보면 알코올성 간질환군에서만 위험이 약 1.4배 높았다.
같은 음주자라도 지방간이 있으면 위험이 더 컸다. 음주량이 많지만 지방간이 없는 사람과 비교하면, 알코올성 간질환군의 간암 위험은 약 5.2배, 식도·위 등 상부 위장관암 위험은 약 2배 높았다.
연구팀은 음주 습관과 함께 지방간 여부가 암 위험을 가르는 중요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 여성은 대사이상 지방간만으로도 위험 ... 혈액검사로 고위험군 선별
여성에서는 대사이상 지방간만으로도 암 위험이 높았다. 이 군의 전체 암 위험은 약 1.2배, 부인과암 위험은 약 1.5배였다. 다만 여성 가운데 음주 동반 유형과 알코올성 간질환은 대상자가 매우 적어 분석에 한계가 있었다.
혈액검사로 계산하는 간 섬유화 점수(FIB-4, SAFE)도 암 위험과 연관이 있었다. 점수가 높을수록 암 위험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나이를 보정하면 연관성이 약해졌지만, 점수가 가장 높은 구간에서는 독립적인 연관성이 유지됐다. 특히 SAFE 점수는 나이 외에 추가적인 위험 예측 정보를 제공했다. 연구팀은 이 점수들이 암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보조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 지방간 진단 때 음주량 함께 평가해야
연구팀은 지방간을 진단할 때 음주량을 함께 평가해 유형을 구분하고, 유형에 맞춰 금주와 암 검진을 안내해야 한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하나 교수는 “지방간이 있다면 음주 습관을 반드시 함께 점검해야 한다”며 “특히 음주를 동반한 지방간은 간암뿐 아니라 식도암, 위암 위험도 높이므로 금주와 함께 정기적인 간 초음파 및 내시경 검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성인 약 4만 4천명을 10년 이상 장기 추적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로, 지방간 유형별 암의 발생 위험의 차이를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음주가 동반된 지방간까지 분석 범위를 넓혀, 대사이상과 음주 습관을 함께 고려한 위험 평가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