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도 K-시위에 주목…"응원봉 흔들며 윤석열 탄핵"

정다슬 기자I 2024.12.10 17:30:20

촛불 대체한 응원봉, "비폭력과 연대의 상징"로 떠올라
케이팝 문화 주도하는 젊은 여성, 시위 분위기도 바꿔
흥겨움 속 현 시국의 엄중함 받아들이는 젊은이들 방식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차세대 민주주의의 모습”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시위 관련 기사. 제목은 ‘춤추며 노래하며 “대통령 그만둬라” 한국 젊은이들의 열정과 질서’이다. (사진=닛케이 홈페이지 캡처)
일본 경제신문(닛케이)는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과 그에 이어진 내란·탄핵 정국에서 거리로 쏟아져나온 한국인들의 시위문화에 대해 “질서있는 축제”라며 이같이 표현했다. MZ세대라고 불리는 20~30대를 중심으로 ‘응원봉’을 흔들며 케이팝에 맞춰 흥겹게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

닛케이는 발달한 배달문화를 바탕으로 시위대를 응원하는 익명의 커피, 치킨, 햄버거 등이 배달돼 시위대들이 자유롭게 먹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시위는 엔터테이먼트 요소가 들어간 축제처럼 보이는 한편, 질서가 잡혀 있었다”며 “참가자는 경찰의 유도에 따라 일방통행으로 줄을 서고 눈에 띄는 폭력사태는 없었다”고도 보도했다.

다만 닛케이는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계엄안 중 ‘사회혼란을 조장하는 집회행위를 금지한다’는 조항이 있었다며 시위가 과격화될 경우 ‘제2의 계엄령’이 선포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이 보도한 ‘한국의 케이팝 야광봉이 윤석열 퇴진시위를 밝히다’ 기사. (사진=로이터 통신 홈페이지 캠처)
로이터 통신도 이날 ‘케이팝 야광 응원봉이 한국의 탄핵 요구 시위에서 불타오르다’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시민들이 시위에 들고 나온 응원봉이 기존의 촛불을 대체하며 “비폭력과 연대의 상징”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비상계엄 해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서울의 한 시위에서 인기 걸그룹 에스파의 ‘위플래시’의 비트에 맞춰 시민들이 “탄핵, 탄핵, 윤석열!”을 외쳤다고 소개했다.

시위에 참여한 신재윤 씨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집회 참여는 고통을 수반하는 행위”라면서 “오랜 시간 희망을 잃지 않고 고통을 견디기 위해선 즐길 거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이티즈 팬인 36세 이슬기 씨는 “이전 집회는 좀 폭력적이고 무서웠을 수도 있지만 야광봉과 케이팝이 장벽을 낮췄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시위대에 젊은 여성이 많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전 여성부를 폐지하게 공약하는 등 20대 여성 유권자에게 인기 없었던 대통령이었다는 점이 여성들을 거리로 나오게 만든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케이팝을 주도하는 젊은 여성들의 시위 참여가 이같은 풍경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했다고도 봤다.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의 팬인 19세 김다인은 “나는 여기서 아이돌 팬이기전에 먼저 대한민국 시민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한 ‘K팝 응원봉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 시위대를 하나로 묶다’ 기사. (사진=블룸버그 통신 홈페이지 캡처)
블룸버그 통신도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K팝 응원봉이 윤석열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하나로 묶고 있다”고 평가하며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시위 당시 엄숙한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블룸버그는 K팝의 흥겨운 정취가 최근 한국의 정치적 혼란상을 가려주고는 있지만 시위 참가자들이 현 상황을 가볍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시위에 나선 24세 김예빈 씨는 지난주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당시 집회에 갔다가 귀가해서는 너무 속이 상해 울음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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