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휴가 뒤 증발한 '현금 145억'…금고 담당자 4년 만에 잡았다

채나연 기자I 2024.12.09 23:35:31

''제주 카지노 145억 원 증발 사건'' 주범 체포
4년간 해외 도주 생활, 공범이 도와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제주의 한 카지노에서 발생한 ‘145억 원 증발 사건’의 주범이 4년여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경찰청이 지난달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제주 랜딩카지노 145억원 도난 사건’ 주범을 체포해 송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주경찰청은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의 VIP 금고에서 145억 6천만 원을 훔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업무상횡령)로 중국계 말레이시아 국적의 임원 A(58·여)씨를 붙잡아 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월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자금을 관리하던 중 카지노 손님 모집 에이전트 업체 직원인 중국인 B(36)씨 등 4명과 공모해 돈을 빼돌렸다.

뉴스1에 따르면 A씨의 범행이 알려진 건 약 1년 뒤인 2021년 1월로, 회사에 휴가를 낸 A씨는 일주일간 연락을 받지 않았다. 이에 회사 측은 A씨가 관리하던 금고를 열어봤고, 한화 현금 145억 6천만 원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해 고소했다.

카지노 공식 금고에 보관 중인 범행 자금 일부.(사진=뉴스1)
수사에 나선 경찰은 A씨가 범행 당시 145억 원을 들키지 않고 옮긴 방법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145억 원은 현금 5만 원권으로 옮길 시 20kg 상자 14~15개가 필요할 만큼 큰돈이다.

그런데 돈의 행방을 찾던 경찰은 의외의 장소에서 현금 다발을 발견했다. 바로 옆 금고에서 145억의 범행 자금 중 81억 5000만 원이 발견된 것이다.

옆 금고의 주인은 카지노 에이전트인 40대 중국인 남성 B씨로 범행 당시 A씨와 함께 금고로 들어가 한꺼번에 현금다발을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도주한 A씨가 두바이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등 4년간의 해외 생활을 돕기도 했다.

하지만 A씨는 훔친 현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피해자금 압수 등의 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경찰은 현금 145억 원 중 134억 원은 압수한 상태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당시 회사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이전의 경영진이었던 상부로부터 돈을 옮기라고 지시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5일 A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으며, 추가 공범을 검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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