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항공사, EU에 "공항 주류 판매 2잔으로 제한해야"

방성훈 기자I 2025.01.15 17:00:10

라이언에어 "취객 때문에 기내 폭력 증가"
작년엔 경로 이탈도…문제 일으킨 승객에 소송
기내 주류판매 아일랜드 법 따라 자체 제한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유럽 최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가 유럽연합(EU)에 승객들에 대한 공항 내 주류 판매를 2잔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취객이 난동을 부려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경로를 이탈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어서다.

(사진=AFP)


14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라이언에어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역내 공항에서 승객 1명당 주류 판매를 2잔으로 제한할 것을 EU에 제안한다”며 “면세품 구매를 제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주류 판매를 제한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또 “승객들은 현재 항공편이 지연되면 공항에서 아무런 제한 없이 과도한 알코올을 구매 또는 소비하고 있다”며 “2잔으로 제한하면 항공기 탑승시 승객의 행동이 더 안전하고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성명은 라이언에어가 지난주 한 승객을 상대로 1만 5000유로(약 226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발표됐다. 지난해 4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스페인 란사로테로 향하는 라이언에어 항공편에서 한 취객이 난동을 부렸고, 이 때문에 항공기는 포르투갈 포르투 공항으로 경로를 변경했다.

라이언에어는 소장에서 “(취객의) 변명의 여지 없는 행동으로 항공편이 우회하는 바람에 (도착이) 하루 지연됐고, 다른 160명의 승객이 불필요한 이동 중단을 겪었다”며 손배소 제기 이유를 설명했다.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오리어리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8월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도 주류 판매 제한을 요구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술에 취한 승객들의 행동으로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여객기 내 승객에 의한 폭력 사건은 2022년 568편당 1건에서 2023년 480편당 1건으로 증가했다. 다만 이 가운데 취객에 의한 폭력 사건이 구체적으로 몇 건인지는 불분명하다.

라이언에어는 자체적으로 기내 주류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 라이언에어 본사가 위치한 아일랜드에서는 기내 안전을 위협할 정도로 취한 상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어서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4개월의 징역형 또는 500~700파운드(약 89만~125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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