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최첨단 AI 개발 속도를 조절하자는 주장이 나오자 글로벌 반도체주는 일시적으로 약 6% 하락했다. 그러나 21일까지 약 11% 반등하며 낙폭을 만회했다. 소비자용 AI 서비스와 자율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에이전트 기능의 발전이 시장의 관심을 성장 가능성으로 돌려놓았다. 속도 조절론의 핵심은 개발 중단이나 투자 축소보다 책임 있는 기술 발전에 있다. 미·중의 기술 주도권 경쟁까지 고려하면 주요국과 기업이 함께 개발 속도를 늦추기도 쉽지 않다. 투자자는 단기 주가보다 실제 수요와 기업의 수익 창출 능력에 주목해야 한다.
물론 막대한 AI 투자를 뒷받침할 수요가 있는지는 중요한 질문이다. SC그룹 조사에 따르면 주요 클라우드 플랫폼 3사의 합산 수주 잔액은 지난 1년간 1조달러 이상 늘어 약 1조7000억달러(약 2252조3300억원)에 달했다. 빨라지는 클라우드 매출 증가와 견조한 AI 투자 수익은 인프라 투자가 이어질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다음 변화는 소비자의 일상에서 나타날 수 있다. AI 에이전트는 몇 차례의 지시만으로 항공권과 호텔, 통신요금제를 비교하고 조건에 맞는 상품을 찾아 거래까지 마칠 수 있다. 소비자가 여러 사이트를 방문해 검색하고 비교하던 과정을 AI가 대신하는 것이다. 플랫폼에도 새로운 수익원이 열린다. 사용자를 모으는 데서 나아가 AI가 성사시킨 거래에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주요 AI 개발사도 기업 고객을 넘어 더 큰 잠재력을 지닌 소비자 시장으로 사업을 넓힐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혜택이 모든 기업에 고르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온라인 여행사와 마켓플레이스, 가격 비교 서비스는 대응이 늦으면 기존 수익 기반을 잃을 수 있다. 과거 검색엔진에 잘 노출되도록 웹페이지를 바꿨듯, 이제는 AI가 상품 정보를 읽고 서비스에 접근해 거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이 변화는 반도체 수요에도 영향을 준다. AI가 검색과 판단, 거래를 반복할수록 답을 도출하고 행동을 결정하는 추론 작업이 늘어난다. 수십억 개의 에이전트를 지원하려면 더 많은 연산 능력과 메모리, 저장 공간이 필요하다. 특히 작업 흐름을 조율하는 중앙처리장치(CPU)는 단기 수혜가 뚜렷할 것으로 본다. 글로벌 반도체와 미국 빅테크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늘어나는 연산 수요가 클라우드 성장과 새로운 AI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금융·헬스케어·소비 기업에도 기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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