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 신경전달물질 '주머니' 형태로 뭉친 이유 알아내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연구재단은 장성호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미국 예일대 연구팀과 함께 뇌 속 신경전달물질 주머니 사이의 응집원리를 알아냈다고 11일 밝혔다.

뇌 속 신경세포는 시냅스소낭이라는 작은 주머니에 신경전달물질을 보관한다. 신경세포가 자극을 받으면 이 주머니들이 세포막에 융합해 안에 있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해 다음 신경세포로 신경을 전달한다.

시냅토파이신과 시냅신에 의한 액체·액체 상분리 현상과 비신경세포에서의 시냅스소낭 응집 모사 구조 형성.(자료=한국연구재단)

자극이 없는 평상시 시냅스소낭들은 서로 무리를 지어 뭉쳐 있는데 어떤 원리인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시냅스소낭들이 서로 단단히 뭉쳐있지만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을 토대로 고체상태가 아닌 액체·액체 상분리 현상에 의한 응집현상일 것이라 가정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액체·액체 상분리 현상은 물과 기름을 섞으면 각자 액체로서 유동성은 지니지만 섞이지 않고 각각 뭉쳐있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이 같은 현상이 살아 있는 세포에서도 일어날 것이라는 증거들이 제시됐다. 연구팀은 시냅스소낭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두 단백질인 시냅토파이신과 시냅신 간 상호작용이 시냅스소낭의 액체·액체 상분리 현상 발생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기존에 신경세포에서만 관찰되던 시냅스소낭 응집 구조를 비신경세포에서 그대로 모사할 수 있는 기술도 만들었다.

장성호 교수는 “시냅스소낭 간 자가 응집현상을 일으키는 두 가지 중요 단백질을 규명했다”며 “두 단백질을 활용한 비신경세포에서의 시냅스소낭 응집구조 재현 기술은 앞으로 기초신경과학 연구와 관련 신경계 질환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1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