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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학업도 취업도 앗아갔다…"시행령엔 없는 얘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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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지헌 기자I 2026.08.31 18: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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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부, 10월 시행 손해배상 체계 설명 간담회
피해자들, 간담회 직후 별도 기자회견
가습기살균제 유아기 피해자들, 커서도 발목
"학업·취업 단절 문제, 배상안에 없어"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김태섭 수습기자] 정부가 오는 10월 시행되는 가습기살균제 손해배상 체계를 공개했지만 피해자들은 보완이 필요하다며 반발했다.

특히 가습기살균제 판매 당시 영유아나 어린이로 노출됐던 피해자들이 성인이 된 뒤 겪는 학업·취업 단절 문제는 배상안에 제대로 담기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참사 15주년 기자회견에서 태아, 영유아, 어린이 피해 추모를 위한 유품들과 가습기 살균제 등이 전시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참사 15주년 기자회견에서 태아, 영유아, 어린이 피해 추모를 위한 유품들과 가습기 살균제 등이 전시돼 있다. (사진= 연합뉴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피해자 간담회를 열고 오는 10월 8일 시행되는 손해배상 체계와 시행령 내용을 설명했다. 사전 신청자 180명 가운데 100여명이 참석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피해자들은 같은 장소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부 배상체계가 신체적 피해에 집중한 나머지, 어릴 때 노출된 피해자들이 성장 과정에서 겪은 학업·취업 단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김 씨는 “폐섬유화가 60%까지 진행된 한 어린 피해자는 몸은 자라는데 폐가 자라지 않아 산소 공급이 안 되고 있다”며 “(이들이 자랐을 때 닥칠) 취업 문제에 대한 언급이 시행령에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새 배상체계는 개별 기업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국가와 사업자의 책임, 분담금 부과 근거를 법률에 직접 담은 것이 핵심이다. 배상 재원인 피해구제자금은 사업자 분담금과 국가 출연금으로 구성된다. 시행령 개정안에는 원료물질 사업자의 분담금 비율을 기존 25%에서 45%로 높이고, 체납 시 하루 1000분의1의 가산금을 부과하며 미납 사업자를 공개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출연금은 아직 총 배상 규모가 추계되지 않아 우선 2022년 사적조정 금액의 30% 수준으로 편성된 상태다.

배상 신청은 10월 8일부터 6개월간 진행된다. 기존 구제급여 수급자가 이 기간 손해배상을 신청하지 않으면 내년 4월 8일부터 구제급여 지급이 중단된다.

간담회에서는 배상 규모와 피해 인정 기준을 둘러싸고 피해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위자료를 현실화하고 피해자가 아닌 국가와 기업이 가습기살균제와 질환 사이 인과관계를 입증하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피해자들 “배상 총액 5조는 돼야”

위자료 기준을 3억~9억원으로 제시한 것을 두고도 우려가 나왔다. 액수를 시행령에 명시하면 실제 배상 과정에서 사실상 상한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씨는 “위자료 기준을 3억~9억원으로 명시할 필요가 없다”며 “그렇게 못 박는 순간 그게 상한선이 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배상 규모도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정부가 잡은 예산은 기초적인 수준일 뿐이고 우리 계산으로는 5조원 이상은 돼야 온전한 배상이 가능하다”며 “2022년 무산된 옥시 기준 이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배상심의위원회 조사판정전문위원회 구성 과정에 피해자들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피해자 측은 위원 구성의 공정성을 높이고 피해자가 위원 추천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원료물질 제조사의 책임도 거론됐다. 김씨는 SK케미칼이 원료물질을 제조해 여러 업체에 공급했다며 배상 과정에서 원료물질 제조사와 국가의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인정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지난 6월 기준 6037명이다. 이 가운데 1422명이 숨졌으며 지금까지 지급된 구제급여와 지원금은 총 216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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