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노조, 현대차 이어 11일 부분파업…"경영환경·민생 악화"(종합)

이다원 기자I 2024.12.10 18:01:39

10일 중앙집행위…기아 부분파업 동참
현대차 이어…생산 차질 발생 전망
생산과 내수·수출 '마이너스' 예측 나와
"산업 넘어 경제 전반에 악영향 줄 수도"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기아(000270) 노동조합이 11일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 앞서 현대차 등 주요 완성차 노조가 부분파업으로 6000대 규모의 생산 차질을 빚은 상황인 만큼 완성차 산업과 경제 전반에 충격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울산시 남구 태화강역 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의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기아 노동조합에 따르면 기아는 상부 단체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결정에 따라 11일 부분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오전 근무조(1직)와 오후 근무조(2직) 각각 2시간씩 총 4시간 파업에 돌입한다.

금속노조는 이날 열린 제29차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총파업·총력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12일에는 금속노조 확대간부가 파업할 방침이다.

현대차 노동조합은 이번 파업에는 참여하지 않으나 앞서 부분 파업을 단행한 바 있다. 지난 5~6일 금속노조 소속인 국내 완성차 노조 중 현대차와 GM 한국사업장 노조는 이틀간 주야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 파업을 단행했다.

완성차 노조가 연이어 부분 파업에 뛰어들면서 생산 차질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부분 파업으로 발생한 생산 차질 규모는 현대차 약 5000대, GM 한국사업장 1000대 안팎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말 폭설로 인해 화성공장 가동을 중단했던 기아는 이번 부분 파업으로 생산 물량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미 침체 그림자가 드리운 완성차 시장 전망은 더욱 어두워질 전망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연간 완성차 생산 물량은 총 412만 9000대가량으로 추산된다. 올 하반기 GM 한국사업장, 르노코리아 등 일부 완성차 업체와 현대트랜시스를 비롯한 부품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난항을 겪으며 파업에 나서며 물량이 줄었다. 또한 KAMA는 올해 내수 완성차 시장 규모를 기존 170만대에서 163만 9000대 규모로 하향 조정했다. 전년 대비 감소 폭도 2.8%에서 6.3%로 커졌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극대화하며 호황이던 완성차 수출 전망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KAMA는 내년 완성차 수출 전망치를 올해 대비 3.1% 줄어든 270만대로 제시했다. 최대 수출처인 미국 통상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수출 증가를 제한하는 요인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생산량 전망치 역시 1.4% 줄어든 407만대로 예상했다. 내수는 금리 인하 등 영향으로 1.3%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마저도 정국 혼란 여파에 불확실성이 더욱 큰 상황이다.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지난 5일 오후 서울역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관련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영계 안팎에서 이번 ‘정치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완성차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치적 사건 때문에 우리 경제가 대외적으로 좋지 않은 신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계가 파업까지 단행한다면 국가적 리스크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자본 조달 비용 증가, 마케팅 환경 악화 등 기업 경영 환경도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최근 우리나라는 대내외 경제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정치 불확실성과 사회 혼란이 더해져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금속노조의 총파업은 사회 혼란과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경총은 “노사가 경제 회복을 위한 맡은 바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와 일자리의 어려움은 가중될 우려가 크다”며 “노동계도 책임 있는 경제주체로서 파업보다는 사회 안정과 위기 극복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 주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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