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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트럼프 관세에…韓수출 10% 줄고 성장률 0%대 전망까지

김형욱 기자I 2025.04.03 17:36:00

보복 예고·투자 선물에도,
예외 없는 상호관세 조치
0→26% 늘어난 관세 탓에,
대미 수출·경제 전반 충격
협상 통해 낮춰갈 여지도
곧 미국과 본격 협상 추진

[이데일리 김형욱 장영은 김미영 하상렬 서대웅 기자] 유럽연합(EU)의 보복 예고와 일본·대만의 막대한 투자 선물도 먹히지 않았다.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사실상 무효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발표한 관세 정책이 국제 무역 질서를 뒤흔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수출과 경제 전반이 위태롭게 됐다. 기존 예상을 뛰어넘는 강도 높은 관세율에 우리 수출이 10% 이상 줄어들고 경제 성장률은 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최악 땐 수출 800억달러 줄어들 수도”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것은 대미 수출이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에 전년대비 10.4% 늘어난 1278억달러(약 187조원)를 수출했고 이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대미 무역수지도 556억달러(81조원)로 전체 무역수지가 518억달러(75조원) 흑자를 기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출 확대의 배경이 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무관세가 당장 이달부터 26% 상호관세 체제로 바뀐다. 수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은 지금은 예외라지만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다. 이미 철강·알루미늄엔 25% 관세가 붙어 있고 이날부터 자동차에도 25% 관세가 붙는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예상보다 강력한 조치”라며 “철강·자동차 등에 25%에 25%를 더하는 이중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평가했다.

전체 수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산업연구원(KIET) 등 정부 출연 연구기관은 모든 국가에 대한 20%(중국만 60%) 관세 부과를 기준으로 우리 전체 수출이 최대 448억 달러(65조원) 줄어들 수 있다고 봤지만 실제 관세율은 26%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준으로 추산한다면 실제 수출 감소액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인 6855억달러를 수출했고 올해 7000억달러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오히려 10% 가까이 수출이 감소하리라는 전망도 있다.

최창환 단국대 무역학과 교수(한국무역구제학회장)는 “부과된 관세율이 예상보다 높을 뿐 아니라 주요 경쟁상대보다도 높은 상황”이라며 “최악의 경우 우리 수출이 800억달러(117조원) 이상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주먹구구식 발표…“협상의 신호탄”

자연스레 한국 경제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주요 기업이 수출에 차질을 빚고, 상호관세를 피해 미국 이전을 가속한다면 국내 고용·소비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다.

이미 1%대 초반까지 낮아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0%대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최근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2%에서 0.9%로 내렸으며, 영국의 리서치 회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CE)도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 씨티는 이번 관세 정책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0.375%포인트 감소시킬 것으로 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이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일부에서 언급되던 올해 0%대 성장률 가능성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은행은 앞선 2월 경제전망에서 미국의 관세 조치가 내년 이후 본격화하리란 전제 아래 올해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했으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한은 관계자는 “성장 하방 위험이 커졌기에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관세 조치로 경제 성장에 대한 한은의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금통위가 4월로 추가 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씨티는 한은이 5월, 8월, 11월에 각각 25bp씩 금리를 인하해 연말 최종금리가 연 2%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하고 있다.

통상 당국은 앞으로 협상을 통해 관세를 낮춰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경제안보전략태스크포스(TF) 회의를 잇달아 주재하며 지원대책 마련에 나섰다.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던 자동차 산업에 대한 긴급 지원대책은 다음 주까지 발표하고 조선 RG(선수금 환급보증) 공급 확대 방안 등도 순차적으로 내놓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미도 추진한다.

한 대행은 “아울러 미국의 관세 조치 대응을 계기로 우리 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도 획기적으로 합리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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