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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에서 드라마, 영화, 유튜브 제작자 등이 소품용 화폐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에 화폐 모조품 이용 승인 신청을 해야 한다.
신청서에는 모조품 이용 기간, 사용처, 제작하려는 화폐의 종류·수량·규격·재질, 인쇄 방법, 모조품 시안 등을 첨부하게 돼 있다.
한국은행의 승인이 떨어지면 제작진은 자체적으로 업체를 선정해 모조 지페를 인쇄한다. 제작을 마치면 모조품이 실제 제출한 도안에 맞게 제작됐는지 한국은행의 확인 절차를 거친 뒤 촬영에 사용된다.
촬영을 마친 가짜 돈은 한국은행 담당자가 보는 앞에서 파쇄된다. 모조품 지폐의 경우 즉시 폐기하는 것이 원칙이며 다른 작품에 재사용할 수 없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오징어게임’에 사용된 가짜 지폐에 대해 “워낙 양이 많아 운반이 어려워 촬영이 끝난 후 담당자가 직접 스튜디오에 가서 폐기 절차를 진행했다”며 “폐기용 차량을 동원했는데도 2시간 이상이 걸릴 만큼 많은 양이었다”고 매체에 밝혔다.
실제로 오징어 게임1 촬영을 위해 많은 양의 가짜 돈이 제작됐지만, 촬영 직후 모두 폐기돼 오징어 게임2를 제작하면서 다시 소품 돈을 인쇄했다.
그러나 이런 철저한 관리에도 촬영 중 위폐가 유실되거나 도난당하는 일도 간혹 발생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제작사 사무실에 보관해둔 위폐를 방문객이 발견해 사용하거나, 창밖으로 지폐를 던지는 장면을 촬영하다 분실된 뒤 편의점에서 해당 위폐가 사용돼 경찰이 수사했던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에는 한 단역배우가 경기와 서울에서 드라마 소품용으로 만들어진 5만 원권 지폐를 사용하다 경찰에 붙잡힌 바 있으며, 2019년 소품용 달러를 구입해 택시요금으로 내고 거스름돈을 챙긴 남성이 수사를 받기도 했다.
형법상 화폐 위조 과정에 관여하지 않더라도 위폐를 취득한 후 그 사정을 알고 행사한다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