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호주섬 앞바다에 나타난 52m짜리 스페이스X 로켓…사상 첫 회수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방성훈 기자I 2026.08.20 15:00:03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텍사스 발사…24일간 인도양 표류
이전 비행선 부서지거나 침몰…이번엔 온전히 떠 있어
머스크 "회수 어려워 보인다" 열흘 만에 뒤집혀
배인 줄 알았던 인근 섬 주민 "믿기지 않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이 바다에 떨어진 지 24일 만에 온전한 형태로 회수됐다. 우주를 다녀온 스타십 상단이 부서지지 않은 채 건져 올려진 것은 처음이다.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이 호주령 크리스마스섬 앞바다에 떠 있다. (사진=BBC방송 캡처)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이 호주령 크리스마스섬 앞바다에 떠 있다. (사진=BBC방송 캡처)
19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십(Ship) 40’이라는 이름으로 13차 시험비행에 나섰던 스페이스X의 스타십이 전날 호주령 크리스마스섬 앞바다에서 회수됐다. 지난달 24일 미국 텍사스 스타베이스에서 쏘아 올려진 지 24일 만이다.

이 기체는 차세대 스타링크 위성 20기를 처음으로 궤도에 올리고 우주에서 랩터 엔진을 다시 켜는 데도 성공한 뒤, 대기권에 재진입해 서호주 앞바다에 내려앉았다.

이전 비행에서는 기체가 물에 넘어지면서 부서지거나 가라앉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스타십 개발 이후 가장 부드럽게 내려앉은 덕분에 길이 52m짜리 기체가 똑바로 선 채 바다 위에 떠 있었다. 스페이스X가 가라앉게 두지 않고 회수에 나선 이유다.

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파도가 갈수록 거칠어지자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안타깝게도 지금으로선 기체 회수가 어려워 보인다”고 적었다. 그러나 11일 뒤 회수팀은 기체를 크리스마스섬 앞바다까지 끌고 오는 데 성공했다.

스페이스X는 “약 24일간 바다에 있은 뒤 회수팀이 스타십을 크리스마스섬 앞 지점까지 성공적으로 유도했다”며 “엔지니어들이 잔잔한 해역에서 추가 분석을 진행한 뒤 스타베이스로 되돌리는 방안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수 작업은 호주우주청과 조율해 진행됐으며, 기체와 회수선 주변에는 500m 접근금지 구역이 설정됐다.

서호주 북서쪽으로 약 1500㎞ 떨어진 이 섬에서 로켓은 온 섬의 화젯거리가 됐다. 크리스마스섬 관광협회장인 데이비드 왓촌은 출근길에 바다를 내다보다 예인선 두 척이 무언가를 끌고 오는 것을 봤다. 처음엔 배인 줄 알았지만 로켓이었다. 그는 “이 물건이 겪었을 일을 생각하면 정말 믿기지 않는다”며 “보면 볼수록 더 신기해진다”고 말했다.

일하다 몰래 빠져나와 구경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배를 띄워 멀리서라도 보려는 사람도 있었다. 절벽 위 전망 좋은 자리마다 사람이 몰렸다. 한 주민은 “다들 배를 몰고 나가 로켓을 보고, 볼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올라가 있다”며 “SNS에 온통 로켓 사진뿐”이라고 전했다.

사진가 크리스 브레이가 공중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면 검은색 기체는 겉면 일부가 벗겨졌을 뿐 형태는 온전했다. 큰 엔진 노즐 세 개와 작은 노즐 세 개도 그대로였다.

스페이스X로서는 실제로 우주를 다녀온 기체를 가까이서 뜯어볼 드문 기회를 얻게 됐다. 구조와 열 차폐 타일, 엔진이 비행 중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다. 다만 지금 속도로 바닷길을 통해 텍사스까지 옮기려면 1년 넘게 걸리는 탓에, 어떻게 가져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호주 인근에 우주 잔해가 떨어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호주 뉴먼의 광산 부지 인근에서 중국 로켓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

한편 최근엔 스페이스X 로켓 잔해가 달에 충돌하는 일도 있었다. 1년 넘게 우주를 떠돌던 팰컨9 상단이 이달 5일 달 표면에 부딪혀 지름 18m, 깊이 3m 미만의 분화구를 만들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전날 충돌 전후 사진을 공개했는데, 현장을 가장 먼저 촬영해 자료를 넘긴 것은 한국의 달 탐사선 다누리였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