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가습기살균제 판매한 애경산업 前대표 구속(상보)

이승현 기자I 2019.02.28 16:32:46

증거인멸 혐의…''제조사'' SK케미칼 경영진도 수사할 듯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깃발.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애경산업 전직 대표가 구속됐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권순정)는 전날 증거인멸 혐의로 애경산업 고광현 전 대표와 전직 임원 등 2명을 구속했다. 고 전 대표는 지난 2012년~2018년 애경산업 대표를 역임했다. 애경산업은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에 이어 두번째 많은 피해자를 낸 가습기살균제인 `가습기메이트`의 판매업체다. 애경산업은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가 제조한 가습기살균제를 납품받아 시중에 판매했다.

검찰은 지난달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을 압수수색하며 가습기살균제 사건 재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검찰은 이와 관련, 지난 14일 애경산업 본사 내 전산관리업체를 다시 압수수색한 데 이어 19일에는 이 회사의 법률대리를 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김앤장 측이 의뢰인인 애경산업의 내부자료를 보관하고 있어 증거확보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은 가습기메이트의 원료로 사용한 CMIT(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와 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6년 검찰 수사에서는 옥시와 달리 형사처벌을 피했다. 그러나 환경부에서 지난해 11월 CMIT·MIT의 유해성을 입증하는 연구결과를 제출하고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등 피해자 측의 추가 고발도 이어져 검찰의 재수사가 시작됐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업무상 과실·중과실치사상 혐의로 SK디스커버리와 애경산업 전·현 대표이사 등 14명을 고발한 상태다.

검찰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이 원료 물질의 유해성을 인지하고도 가습기살균제를 제조 및 판매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이 애경산업 전 대표 신병을 확보한 만큼 SK케미칼 경영진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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