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뮤지컬배우 강홍석(36)은 지난 23일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폐막한 뮤지컬 ‘킹키부츠’에 대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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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킹키부츠’는 코로나19 방역 지침 완화로 공연장 내 함성이 허용되면서 유료 객석 점유율 94%의 높은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강홍석은 “‘킹키부츠’는 축제 같은 공연인데 2020년 공연 때는 관객들의 박수소리만 들어야 해서 아쉬움이 많았다”며 “이번엔 관객들이 먼저 그동안의 아쉬움을 해소하는 모습을 보여줘 오히려 배우인 제가 에너지를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킹키부츠’는 팝 가수 신디 로퍼와 연출가 제리 미첼이 만든 브로드웨이 쇼 뮤지컬이다. 영국 노샘프턴의 수제화 공장들이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가운데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높이 80㎝ 길이의 ‘킹키부츠’를 제작해 살아남은 구두공장의 실제 성공 스토리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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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때만 해도 제가 힐을 신고 무대에 등장하면 관객들이 박수쳐야 할지 웃어야 할지 당황했어요. 그런데 올해 공연에선 젊은 관객은 물론 어르신들도 롤라를 보며 아무렇지 않게 환호해주시더라고요. 그만큼 세상이 많이 변했고, ‘킹키부츠’ 또한 오래 사랑받을 작품이 됐다고 생각해요.”
2022년은 강홍석에게 특별한 한 해였다. ‘킹키부츠’ 바로 직전에 출연한 뮤지컬 ‘데스노트’는 ‘전 회차 전석 매진’의 기염을 토하며 코로나19로 침체였던 공연계에 큰 활기를 불어넣었다. 올해 초 폐막한 토니상 수상 뮤지컬 ‘하데스타운’ 또한 ‘배우들과 함께 뜨겁게 눈물 흘리고 뜨겁게 웃은’ 소중한 기억이 됐다. 올해 연말까지 ‘킹키부츠’ 지방 공연으로 관객과의 만남을 이어간다.
내년엔 무대에서 잠시 내려와 드라마로 안방극장을 찾을 계획이다. 강홍석은 “넷플릭스나 디즈니 플러스에도 출연해야 하고, 외국 배우와도 연기해야 하고, 악역도 해봐야 한다”며 “하고 싶은 건 많지만, 다른 배우들처럼 대중성과 예술성을 다 잡은 작품에서 좋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꿈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무대를 완전히 떠날 생각은 없다. 강홍석은 “저는 뮤지컬배우이고, 뮤지컬은 평생 할 것”이라며 웃었다. “제 딸이 ‘킹키부츠’의 롤라, ‘데스노트’의 류크 사진을 보면서 친구들에게 ‘우리 아빠야, 멋있지?’라고 말하는 걸 들었는데 너무 뭉클했어요. 언젠가는 딸에게도 ‘킹키부츠’를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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