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홍콩계 PEF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롯데렌탈의 지분 56.2%를 1조5729억원에 매각했다.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이 나온 이후 첫 계열사 매각이다. 기업 가치는 2조 8000억 원 규모로 평가받으며, 업계 추정 가격을 상회하는 결과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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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수희망 측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롯데렌탈을 인수할 경우 앞서 인수한 SK렌터카와의 규모의 경제 시너지 형성 가능성이 반영되며 높은 프리미엄이 제시됐다”며 “업계 1위 사업자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가 모두 대기업 집단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사업의 확장성이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매각으로 호텔롯데는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 계속된 투자와 계열사 지원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호텔롯데는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1조6000억원의 매각대금은 호텔롯데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편, 향후 기업공개(IPO)에도 동력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롯데렌탈 매각은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실적 악화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롯데렌탈 매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자산 유동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 1조원대 기업가치로 평가받는 롯데캐피탈도 롯데그룹의 잠재적 매물로 거론된다. 롯데캐피탈은 그룹 내 ‘알짜 계열사’로, 롯데그룹에 남은 유일한 금융계열사이기도 하다. 롯데캐피탈의 최대주주는 롯데파이낸셜(51%)이며 호텔롯데도 32.5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총 92.6%를 보유 중이라 매각에 유리하단 해석도 나온다.
롯데그룹은 4대 신성장 동력 주축 중 하나인 모빌리티 분야를 전기차 충전과 자율주행 등 기술 기반 사업을 중심으로 육성해 나갈 예정이다. 비핵심 자산과 계열사 매각 작업을 지속하는 동시에 바이오·인공지능(AI) 등 신사업 투자를 통한 성장을 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