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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사기라는 트럼프…"눈앞 자국이익 위해 미래 부정"

김가은 기자I 2025.03.05 17:39:41

국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기후 변화는 매우 불공정한 현상
선진국이 저지른 일로 개도국 피해
"역사상 탄소배출은 미국이 압도적 1위"
"韓 정부도 기후 대응 소홀해질 우려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기후변화는 매우 불공정한 현상이다. 탄소중립은 미래를 고려하지 않으면 현재의 비용으로만 보일 수 있다.”

국종성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기후변화 위기를 부정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태도에 대해 참담함을 표했다.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가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국제사회가 20년을 내다보며 대응하는 가운데, 리더십을 가진 미국 대통령이 당장의 이익만을 위해 모든 것을 부정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국종성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1기부터 기후변화를 ‘사기’라고 폄하하며, 취임 직후부터 국제 공동 대응을 피하고 있다. 그는 195개국이 참여한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한 데 이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 작업에서 미국 정부 소속 과학자들의 참여를 차단했다.

IPCC는 1988년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 설립한 국제기구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기상과 재난 예보 관련 공무원 수백 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미국 해양대기청(NOAA)에서 600명이 해고됐다. 기후와 기상 관련 인력은 이미 6% 감소한 상태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국종성 교수는 ‘자국 우선주의’에 따른 단편적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조치를 하는 이유는) 일단 현재의 경제다. 탄소중립 등 기후위기 대응책들은 현재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라며 “현 가격으로만 보면 화석 연료가 재생 에너지보다 저렴하다. 초점이 현재 이익에 맞춰져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여전히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그 영향이 미국까지 미치고 있다. 파리기후협약은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갈취”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과거를 생각하지 않는 단편적인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이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것은 맞지만 역사상 미국이 가장 많은 탄소를 발생시켰기 때문이다.

국 교수는 “중국이 현재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것은 맞지만, 역사상으로 보면 미국이 압도적 1위”라며 “미국 같은 선진국들이 탄소 저감에 앞장서야 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발언은) 역사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기후변화를 ‘불공정한 행위’라고 정의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벌인 일로 개발도상국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이유다. 국 교수는 “개발도상국들은 기후변화에 굉장히 취약하다”며 “돈이 많은 국가들이 과거에 저질러 놓은 일이지만 그 피해는 대부분 기후변화에 기여하지 않은 개발도상국들이 피해를 받게 된다”고 꼬집었다.

또한 한국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에 소홀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국 교수는 “현재 불확실성이 많지만 여태까지 정부는 노력을 많이 하지 않았고, 눈에 보이는 것만 하려고 했다”며 “미국의 기조에 따라 기존 계획보다는 느슨하게 기후변화에 대응할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와 23건의 환경규제 철폐를 단행했지만, 미국 유권자의 절반 이상은 지구온난화 대응과 청정 에너지 개발을 우선순위로 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일대와 조지 메이슨대가 지난달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는 지구온난화 정책이 대통령과 의회의 높은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63%는 청정 에너지원 개발이 정책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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