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AI 검색
AI

토큰증권 시행 넉 달도 안 남았는데…상품 낼 발행사들은 ‘막막’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정윤영 기자I 2026.10.20 16:12:51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장외거래소 출범 준비…상품 공급 여건은 과제
사업형 투자계약증권, 구체적 보호 기준 대기
발행·관리 비용에 투자자 배분 수익도 감소
업계 “소규모 상품도 감당할 발행 여건 필요”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내년 토큰증권(STO) 제도 시행을 앞두고 관련 하위 법령이 나오고, 유통할 장외거래소들도 출범을 준비하고 있지만, 정작 시장에 상품을 공급할 발행사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새로운 투자상품을 구상해도 구체적인 발행 요건을 가늠하기 어렵고, 발행·관리 비용을 반영하면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익이 줄어 사업성 확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통시장을 만드는 것과 함께 실제 거래될 상품이 나올 수 있도록 발행 문턱도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I로 제작한 이미지
AI로 제작한 이미지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사는 다가구주택의 월세 수입을 투자자와 나누는 토큰증권 상품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자에게 모은 돈으로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고, 이후 월세로 전환해 얻는 수입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집주인은 보증금 반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 투자자는 임대사업 수익에 참여하는 구조다.

A사 관계자는 “사업 구조를 설계하고 증권사와도 논의했다”며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수요가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업형 투자계약증권은 선례가 없어 금융당국에 사업 구조를 설명했지만, 발행에 필요한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준비는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덧붙였다.

A사가 검토하는 ‘사업형 투자계약증권’은 사업 성과에 따라 투자자들이 손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미술품이나 소, 부동산 등을 활용한 공동사업에 투자하는 투자계약증권은 핵심 자산을 함께 소유하는 ‘공유지분형’과 자산의 공동 소유 없이 사업 성과를 나누는 ‘사업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공유지분형이 그림 한 점을 100명이 나눠 갖고 이를 팔아 손익을 나누는 것이라면, 사업형은 사업을 해서 번 돈을 나눠 갖는 것이다.

사업형은 투자자가 자산을 직접 나눠 소유하지 않는 만큼,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이 파산했을 때 투자자의 권리와 사업 자산을 어떻게 보호할지가 중요하다. A사는 신탁 등을 활용해 자산을 보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어느 수준까지 보호 장치를 갖춰야 하는지 불확실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도 지난달 토큰증권 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이 문제를 추가 검토 과제로 남겼다. 투자계약증권에 대한 엄격한 개별심사는 유지하되, 사업형 상품에 적용할 투자자 보호 기준은 연구용역 등을 통해 살펴보기로 했다. 다만 아직까지 연구용역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발행 요건과 별개로 비용 때문에 상품 출시를 고민하는 기업도 있다. 블록체인 기술 지원과 태양광 발전사업 개발에 참여하는 B사는 발전사업에서 얻는 수익을 투자자와 나누는 토큰증권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을 발행하고 관리하는 비용이 추가되면 투자자에게 돌아갈 몫이 줄어든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예컨대 수익률이 7%인 사업에서 발행·관리 비용 부담이 같은 기간과 투자금액을 기준으로 2%포인트에 해당하면,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익률은 단순 계산으로 5%로 낮아진다. 비용을 반영한 수익률이 투자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자금을 모으기도 어려워진다.

B사 관계자는 “향후 수익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면 발행·관리 비용을 감수할 수 있지만, 태양광처럼 수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사업은 비용 부담이 투자 매력을 떨어뜨린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규모 조각투자 상품은 발행금액에 비해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증권신고서 작성과 상품 구조 검토 등에 필요한 인력과 비용이 발행금액에 비례해 줄어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발행 기업으로서는 토큰증권을 활용하는 것이 기존 자금조달 방식보다 유리한지부터 다시 따져야 하는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내년 2월 4일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목표로 관련 하위법규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다음달 11일까지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증권의 발행·거래 기록을 여러 기관이 함께 관리하는 분산원장 요건과 발행인이 직접 투자자 계좌를 관리할 때 갖춰야 할 등록요건 등이 주요 내용이다.

토큰화 상품 발행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투자자 보호 장치를 어느 수준까지 갖춰야 하는지 미리 판단할 수 있고, 소규모 사업도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야 다양한 상품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STO 장외거래소가 활성화되려면 매력적인 상품 발행이 이뤄져야 한다”며 “실제 상품을 발행하게 되면 사후 관리와 시스템 연계까지 경험하면서 보완할 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