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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4Q 상장사 최대 영업익…HBM 매출 4.5배 늘었다

조민정 기자I 2025.01.23 16:55:03

4Q 영업익 상장사 1위 유력…年 영업익 23.4조
AI 훈풍…지난해 HBM 매출 1년 전보다 4.5배↑
"온디바이스 AI 온다…기술 준비, 투자 확대해야"
'TSMC-엔비디아' 삼각동맹…中과 차이는 확실

[이데일리 조민정 김소연 기자] “올해도 인공지능(AI) 반도체는 현재 추세 속에서 계속 성장할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선두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

SK하이닉스(000660)가 고대역폭메모리(HBM)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매 분기마다 줄줄이 호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8조원을 넘기며 전체 상장사 중 1위가 유력해졌다. 올해 여전히 AI 메모리 수요가 견조한 만큼 올해 전망 역시 밝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 이천본사. (사진=연합뉴스)
◇ HBM 매출 40% 차지…시장 기대치 넘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 66조1929억원,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기 대비 12% 증가한 19조 7670억원, 영업이익은 8조 828억원(영업이익률 41%)에 달했다.

SK하이닉스의 역대 최대 실적은 ‘HBM의 힘’이 그 바탕에 있다. 지난해 4분기 HBM은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 HBM 매출은 전년 대비 4.5배 이상 확대됐다. 올해 HBM 매출은 강한 수요를 바탕으로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는 주문형반도체(ASIC) 기반의 수요가 의미 있게 증가하며 고객이 더 확대될 것”이라며 “5세대 HBM3E 12단 출하는 차질 없이 진행 중으로 올해 상반기 계획대로 전체 HBM3E 출하량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HBM3E 12단 출하를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HBM4 12단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HBM4 16단은 내년 하반기 공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HBM 수요가 이어지는 만큼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시장을 당분간 주도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많지 않았다. 신현철 반도체공학회장(광운대 교수)는 “현재로선 데이터센터를 만들려면 HBM이 중요한 역할을 해서 1~2년간 HBM 열풍이 이어질 것”이라며 “추가로 온디바이스AI 시대가 열릴 수 있어 그에 맞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용석 가천대 반도체대학 석좌교수는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잘 될 것”이라며 “미래 준비 차원에서 온디바이스AI 투자도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 하루 전인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SK 그룹 전시관에 SK 하이닉스의 세계최초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E) 16단 제품이 전시돼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 HBM4도 ‘TSMC-엔비디아’ 삼각동맹 견고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비수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구조를 고착화했다며 향후 수익성 확보에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HBM의 경우 선주문 방식으로 생산하는 만큼 내년 물량 역시 올해 상반기 중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이미 내년 HBM 공급 물량에 대한 논의를 엔비디아와 시작했음을 시사하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와 ‘삼각 동맹’을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6세대 HBM4에서 처음으로 베이스 다이에 로직 파운드리를 활용해 성능과 전력 특성을 보강할 계획”이라며 “TSMC와 원팀 체계를 구축해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는 고객 협의를 통해 선제적으로 공급 물량을 확보하고 사업의 안정성과 가시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장기 계약 체결 구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1c나노미터 D램 제품 개발 완료로 양산성을 확보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선단 공정의 기술력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 측은 “1c나노 제품은 이미 개발 단계에서 초기 양산 목표 수율을 상회하고 있고, 앞으로 양산 확대 시 유의미한 수준의 원가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일반 D램에 적용해 양산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HBM4E 제품에도 1c 공정을 적용한다.

◇ 中 DDR5 개발 속…“성능 확실한 차이 존재”

SK하이닉스는 중국 메모리 기업의 무서운 추격 역시 기술력을 통해 극복한다는 복안이다. DDR5 D램, LPDDR5 D램 등 고부가 제품이 대표적이다. 최근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 등 중국 업체들은 DDR5 선단 제품까지 시장에 내놓았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수율이 10~20%에 그친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중국이 레거시(구형) 제품을 낮은 가격으로 물량 공세에 나서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 하락을 이끌고 있는 점은 변수다.

회사 관계자는 “고성능 제품 대응을 위해 주요 공급업체들이 적용하는 선단 공정에 비해 후발 업체들이 적용하는 기술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한 DDR5 제품의 품질과 성능은 확실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중 제재 강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은 선단 테크 개발 과정에서 더 많은 불확실성에 직면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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