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자들 ‘블랙리스트’ 공유
"북한햄버거" 별점 테러도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론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헌법재판소 인근 식당들의 ‘블랙리스트’가 온라인상에 등장했다. 누리꾼들이 만든 이 리스트는 식당 점주들의 정치적 성향을 추측해 만든 것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우파 식당’일 경우 소비 권장 리스트에 올리고 탄핵을 찬성하는 ‘좌파 식당’은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이다.
 | 자료사진(왼쪽)과 탄핵 찬성 식당으로 별점 테러를 받는 식당. 두 사진은 연관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카카오맵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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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온라인상에는 ‘우파 식당’이나 ‘탄핵 찬성 음식점’으로 표기된 식당 수십여 곳의 리스트가 확산되고 있다. ‘확실한 우파’로 분류되는 음식점은 식당 주인이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손님을 응원하거나 잘 대해준 곳이라며 추천했고, ‘심증만 우파’인 곳은 드러내놓고 정치성향을 내보이는 것은 꺼리지만 우파에 호의적이라며 추천하는 식이다.
‘탄핵 찬성 음식점’은 구체적인 위치가 표시된 지도까지 공유됐다. 해당 가게의 주인들이 탄핵 찬성 시위에 참석했거나, 탄핵 반대 시위자에 욕설을 했다는 등 ‘좌파’로 추정된다며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일명 ‘좌파 식당’으로 지목된 한 식당은 온라인 ‘별점 테러’도 받고 있다. 카카오맵 리뷰는 가게를 방문하지 않고도 별점을 남길 수 있는데, 이 식당에서는 별점 1점과 함께 “탄핵을 찬성하는 맛”, “시위하는 살마 조롱하는 게 사람인가”, “북한 햄버거”라는 등 식당과 관련 없는 후기가 다수 게시됐다.
식당 주인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날 ‘우파 식당’으로 지목된 헌재 앞 상인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식당을) 우파 식당이라고 올려놨더라. 순두부에 우파 좌파가 어디 있나”고 되물었다. 같은 날 ‘좌파 식당’으로 찍힌 상인 역시 뉴스1에 “시위하시는 분들이 피켓을 세워놨길래 ‘여기서 세워 놓으시면 안 된다’고 얘기한 적은 있다”며 “다른 가게랑 똑같이 음식 파는 곳인데 무슨 정치적 성향이 있겠나”고 답답해했다.
한편, 이날 헌재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기일 공지는 이번주 중에 없다고 공지해 이러한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잡혀 있는 만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는 27일 또는 28일에 선고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