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AI 투어 인 서울’ 행사에서 아모레퍼시픽의 AI 기반 뷰티 앱 ‘AI 뷰티 카운셀러’를 직접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이 서비스를 개발한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하는 영상이 수 분간 이어졌다.
이날 키노트 전 나델라 CEO는 아모레퍼시픽 AI 솔루션팀과 만나 솔루션 개발 과정을 직접 브리핑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행사 전날인 25일엔 서울 모처에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회동했다. 이 자리엔 아모레퍼시픽 김승환 대표와 홍성봉 최고디지털기술책임자(CDTO, 상무)도 동석했는데, AI 기술이 뷰티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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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의 AI 뷰티 카운셀러는 AI가 고객의 구매 이력, 리뷰, 피부 진단 결과 등을 분석해 개인화된 제품 추천과 뷰티 루틴을 제안해주는 서비스다. 오픈AI의 최신 거대언어모델(LLM)인 GPT4를 써 실시간 대화를 통해 고객의 피부 상태와 고민을 이해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도록 구현했다.
재미있는 점은 아모레퍼시픽이 AI를 활용해 개발한 피부진단 서비스는 MS 클라우드 경쟁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 위에서 GPT4 모델을 활용해 만들었다는 점이다. 피부 측정, 진단부터 제품 추천까지 AI를 활용한 솔루션인데,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오프라인 매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내부 직원들이 쓰는 피부진단 서비스는 AWS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개발할 땐 MS 애저를 택한 것이다.
나델라 CEO가 아모레퍼시픽 사례에 특별히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이 대목에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AI 서비스를 만들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고객의 날카로운 피드백을 즉각 반영할 수 있는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이었고, MS의 AI 개발 플랫폼 ‘애저 AI 파운드리’가 적합하다고 판단해, MS 애저 위에서 구축을 시작한 케이스다.
노치국 아모레퍼시픽 AI솔루션팀장은 “사티아 나델라가 이그나이트 행사(MS 인프라 기술 연례 컨퍼런스)에서 2년 연속 강조했던 것이 지금은 ‘AI 애저 파운드리’가된 ‘AI 스튜디오’와 ‘패브릭’기능이다. 개발사 입장에서 굉장히 강력한 메시지들이 많았다. 특히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이후에 운영하는 것이 대고객 서비스에선 가장 중요한데 운영 측면에서 AI 애저 파운드리의 강력한 생태계에 참여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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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나델라 CEO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도 AI 뷰티 카운셀러를 소개한 자사 블로그 글을 게시하며 “한국에서 아모레퍼시픽이 ‘애저 AI 파운드리’를 사용해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방법을 직접 볼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환상적이었다”고 재차 언급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권역별로 AI 활용을 가장 잘하고 있는 기업을 선정했는데 아모레퍼시픽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히어로’에 꼽히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사례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도입할 때 AI 개발 환경이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저 AI 파운드리와 비슷한 콘셉트의 서비스로 AWS도 AI 개발 플랫폼 세이지메이커에 데이터 플랫폼을 통합한 ‘유니파이드 스튜디오’를 지난해 말 공개했다”며 “수요 기업들이 지원하는 AI 기능에 따라 클라우드를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클라우드 업체들의 경쟁이 AI 플랫폼 향상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