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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질문에 답변 척척…대출창구 선배 넘보는 AI막내

김나경 기자I 2024.12.10 18:38:46

[우리銀 생성형AI 대출 상담원 서비스 이용해보니]
카톡 대화형 Q&A 디자인으로 문턱 낮춰…수년간 여신업무한 은행원 수준 답변
자체 개발로 보안사고 방지…앞으로 주택청약, 투자상품 등 특화영역도 확대 적용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대출금은 어디로 입금돼?” “대출금은 구입자금의 경우 법무대리인을 통해 매도인에게 직접 지급처리되며, 임차보증금반환 또는 순수생활안정자금의 경우 고객님 본인 계좌로 입금됩니다.”

우리은행 뱅킹앱 ‘NEW 우리WON뱅킹’에 탑재된 AI대출상담원과의 질의응답 내용. 우리은행은 지난 9일 뱅킹 앱에 생성형AI기술을 적용한 AI대출상담원 서비스를 시작했다.[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우리은행이 비대면 대출에 생성형AI를 적용하며 디지털 부문에 승부수를 띄웠다. 고객 대상 대출상담에 생성형AI 기술을 적용한 것은 우리은행이 금융권 최초다. 한도·금리·상환방법 등 직원과의 상담이 필수처럼 여겨졌던 대출에 AI상담원을 배치해 비대면으로도 ‘만족도 높은’ 대출 여정을 제공한다.

지난 9일 우리은행 뱅킹앱(NEW우리WON뱅킹)에 첫 탑재된 AI대출상담원 서비스를 사용해보니 대출 초심자도 각종 궁금증을 즉각 해결할 수 있었다. 대출 규제를 확인하기 위해 “유주택자 구입자금 대출이 안 돼?”라고 묻자 AI대출상담원은 “구입자금 목적으로 대출이 불가능하다. 생활안정자금 목적으로 최대 1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네 개의 문장으로 답했다.

대출기간, 상환방법에 대한 질문엔 수초 안에 대답을 내놨다. “대출기간 30년 이상 가능해”라는 질문에는 4초 후 “아니요, 대출기간은 최소 10년 이상에서 최대 30년까지 연단위 선택 가능하나, 계약기간이 너무 긴 경우 불필요한 이자비용 및 중도상환해약금 등을 추가로 부담하게 될 수 있습니다”고 답했다.

“상환방법 비교해줘”라고 묻자 “우리WON주택대출은 분할상환방식만 가능하며 이 중 원리금 균등상환과 원금 균등상환으로 나뉜다”고 시작하는 자세한 답변을 내놨다. AI대출상담원은 원리금 균등상환, 원금 균등상환을 각각 설명한 후 두 가지 방식을 비교해 안내했다.

“중간에 상환하면 수수료 나와?”, “코픽스 금리랑 5년 고정형이 뭐가 달라?” 등의 질문에도 금융부 기자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답변했다. 예컨대 코픽스에 대해서는 “은행 자금조달 비용 지수이며 시장 금리 하락기에는 이자 부담 경감이 가능하고 상승기에는 이자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이 새 뱅킹앱에 AI대출상담원을 배치한 건 고객들이 영업점을 가지 않고도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인터넷전문은행 비대면 주담대 서비스 이후 서류 제출은 비대면으로 충분히 가능해졌지만 거액 대출을 받을 때는 은행원과 대면해 궁금증을 해결하는 게 필수 절차였다.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우리은행 뱅킹앱 ‘NEW 우리WON뱅킹’에 탑재된 AI대출상담원과의 질의응답 내용. 우리은행은 지난 9일 뱅킹 앱에 생성형AI기술을 적용한 AI대출상담원 서비스를 시작했다.
AI대출상담원을 통해서는 궁금한 내용을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 형식으로 물어보고 ‘칼답’을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재개 시기에 맞춰서 현재 ‘AI챗봇 실험실’에 있는 서비스를 비대면 주담대 페이지 ‘플로팅’으로 띄울 예정이다. 주담대 신청 페이지에서 즉각 플로팅 아이콘을 클릭해 AI대출상담원과 대화한 후, 신청 페이지로 돌아오는 형식이다. 입력한 데이터가 날아가 대출 신청을 처음부터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우리은행은 내부에 시스템을 구축·연계해 보안에도 공들였다. 고객 데이터를 암호화해 보호하고, 외부 공격과 정보 유출 가능성을 차단했다. AI전담팀이 자체 프로젝트로 구축해 고도화할 때 용이하다. 아직 초기 단계이다 보니 답변 정확도 측면에서는 단어 순서와 핵심 키워드 포함 여부 등에 따라 답변이 저마다 다른 문제가 있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관계자는 “생성형AI는 점차 데이터가 쌓이면서 추가 학습을 통해 답변 정확성을 높인다”며 “앞으로는 주택청약, 투자상품 등 특화영역에도 생성형AI를 확대 적용해 선도적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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