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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선제투자로 美진출 순항…김동관표 ‘뉴한화’ 앞당긴다

하지나 기자I 2025.02.20 18:57:39

[파워人스토리]
美상원의원 필리조선소 방문…"韓 강력한 파트너"
국내 최초 美조선소 인수…선제적·과감한 투자 적중
美법인에 1500억 증자…방산·조선 수직계열화도
트럼프 취임식도 참석…네트워크 강화 적극 나서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조선 협력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화오션의 선제적 미국 시장 진출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현지 조선소 인수를 결정한 김동관 부회장의 선구안과 과감한 투자가 재조명 받고 있다.

한화오션의 미국 진출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정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 인수를 결정하면서 일찌감치 성장 잠재성이 높은 미국 MRO(유지·보수·정비) 및 조선 시장 진입을 위해선 현지 진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최근 한화오션은 미국 법인에 15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한화오션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그룹 내 방산·조선 사업의 입지를 강화함과 동시에 김 부회장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면서 차기 승계 구도를 명확히 했다.

◇필리조선소, 美진출 교두보 역할 기대

20일 한화오션에 따르면 마크 켈리 미국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 필리 조선소에 방문했다. 켈리 의원은 지난 118대 미국 의회에서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 발의를 주도한 인물이다. 해당 법안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재화의 단 2%만이 미국 선적 상선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10년 내 전략상선단을 250척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켈리 의원은 “현재 미국의 상선 건조 역량은 전체 수요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반면 한국 조선업은 기술력과 생산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미국의 가장 강력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1억 달러(당시 약 1380억원)를 투자해 필리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했다. 국내 조선소가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한 첫 사례다. 당시 필리조선소의 열악한 재무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평가는 180도 달라졌다. 김동관 부회장의 과감한 선제 투자 전략이 제대로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필리조선소 전경
실제로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 함정 MRO 사업 2건을 수주하며 미국 해양 방산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올해 미 해군 함정 5~6척의 MRO 사업 수주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필리조선소를 활용해 미국 상선 및 함정 건조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방산·조선 수직계열화…김동관 지배력 강화

한화오션은 최근 미국법인 한화오션USA에 153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진행했다. 한화오션USA는 지난해 휴스턴에 설립된 지사를 통해 필리조선조 인수를 주도한 곳이다. 미국 조선 사업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며 한화오션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조3000억원을 투자해 한화임팩트파트너스(5.0%)와 한화에너지(2.3%)가 보유하고 있던 한화오션 지분 7.3%를 매입했다. 이번 매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 기준 한화오션 보유 지분율은 34.7%에서 42.0%로 늘어났다.

‘방산→조선’으로 이뤄지는 수직계열화 지배구조가 강화하며 김 부회장의 그룹 내 영향력은 확대됐다. 한화오션 역시 종합 방산 조선 해양 그룹으로서 미국 조선 시장 및 미 해군 사업 진출에 훨씬 유리한 조건을 갖추게 됐다.

김 부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등 현지 네트워크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2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과 캔들라이트 만찬, 스타라이트 무도회 등에 참석했다. 김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방 안보 책임자들과 만나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업 역량 및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 인수 1년 만에 흑자전환

이 같은 성공적인 미국 진출은 김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우주·항공, 조선·해양, 신재생’ 사업 성장을 가속화하며 김동관표 ‘뉴 한화’ 시대 도래를 한층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실적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는 한화오션은 이 같은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매출 10조7760억원, 영업이익 2379억원을 기록하며, 한화그룹에 인수된 지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이 매출에 반영된데다 잠수함을 새로 건조하기 시작한 것이 매출 상승에 주효한 영향을 미쳤다. 한화오션 측은 LNG 운반선 건조 확대, 잠수함 3척 신조 및 미국 유지보수 사업 확대, 해양 신규 프로젝트 착수 등의 영향으로 올해도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한화오션은 세계 최초로 200번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인도하기도 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화석연료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중단된 LNG 프로젝트가 재개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LNG운반선 수요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전망도 밝다. 업계에서는 한국 조선사가 중국 조선소의 미국 블랙리스트 등재 등 국제 정세 측면에서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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