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쿠폰 기반 성장 대신 멤버십으로"…흑자 이끈 컬리 멤버십의 비밀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경계영 기자I 2026.09.15 16:58:51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E마케팅 인사이트 서밋 2026]
오유미 컬리 고객성장본부장 강연
“핵심 가치인 ‘상품 경험’으로 락인 유도”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멤버십을 설계할 땐 우선 회사가 명확한 핵심 가치(core value)를 규정했는지 또 이를 고객에게 전달할 정도가 됐는지부터 고려해야 합니다. 멤버십은 그 핵심 가치를 고객이 증폭해 느낄 수 있는 가속 장치로만 사용해야 합니다.”

오유미 컬리 고객성장본부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E마케팅 인사이트 서밋 2026’에서 “멤버십은 리텐션(retention·고객 재이용)의 만능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024년 컬리가 구독 서비스를 개편하는 과정을 주도했다.

E마케팅 인사이트 서밋 2026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 타워에서 “마케팅, 사람을 움직이는 방법을 묻다”를 주제로 개최됐다. 오유미 컬리 고객성장본부장이 ‘두 달 만에 100만, 컬리는 무엇을 다시 설계했나 : 비즈니스 성장을 만든 멤버십 피봇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마케팅 인사이트 서밋 2026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 타워에서 “마케팅, 사람을 움직이는 방법을 묻다”를 주제로 개최됐다. 오유미 컬리 고객성장본부장이 ‘두 달 만에 100만, 컬리는 무엇을 다시 설계했나 : 비즈니스 성장을 만든 멤버십 피봇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오유미 본부장은 컬리에 멤버십이 필요했던 이유로 안정적 기초 주문량 확보를 꼽았다. 과일을 비롯한 신선 식품을 전량 매입해 익일 새벽 7시까지 배송하는 플랫폼 특성상 매일 꾸준하게 주문이 들어와야 안정적으로 상품을 매입하고 물류를 운영할 수 있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그는 “컬리는 쿠폰으로 총거래액(GMV)이 성장했지만 ‘기다리면 쿠폰을 줄 것이고 그때 구매하면 된다’는 소비자 인식이 생겼다”며 “컬리가 원하는 시점에 안정적 매출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쿠폰 대기 수요로 안정적 수요와 수익화가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컬리가 구독 서비스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주목한 것은 컬리만의 핵심 가치였다. 오 본부장은 “숫자로 찍힌 데이터는 후행 지표일 뿐, 모든 것을 말해주진 않는다”며 “소비자의 행동·상황·맥락 등 정성 데이터에 대한 종합적 분석이 가리키는 신호는 컬리의 핵심 가치가 상품 경험에 있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새로 출시된 ‘컬리 멤버스’엔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반영했다. 컬리는 ‘컬리 멤버스’의 구독 이용료를 월 1900원으로 유지하면서도 소량을 자주 구매하는 고객을 위한 무료배송 혜택을 주는 ‘코어’와 대량 구매하는 고객에게 할인·적립 혜택을 주는 ‘플러스’로 이원화했다. 멤버십 고객만 구매할 수 있거나 가격 혜택을 주는 상품을 선보여 구독 혜택에 컬리의 핵심 가치인 상품 경험도 녹여냈다.

그는 “구독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할인 위주 멤버십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며 “컬리만의 다양한 상품 큐레이션과 특가 상품을 부담 없이 경험하면서 컬리라는 플랫폼에 계속 머물고(engage) 정착(lock-in)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컬리가 상품 상세(PDP)와 장바구니 화면을 통해 알리는 멤버스 혜택 예시. (사진=컬리)
컬리가 상품 상세(PDP)와 장바구니 화면을 통해 알리는 멤버스 혜택 예시. (사진=컬리)
컬리는 멤버스 출시를 알리는 마케팅에서도 지금까지와 다른 선택을 했다. TV를 비롯한 매스미디어에 수십억원을 집행하는 대신 컬리 내 상품 상세(PDP)와 장바구니 화면에서 멤버스 혜택 가격을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구독 해지 화면에선 개인 이용 빈도나 상품 부문에 따라 얼마큼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알렸다. 그는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을지 넛지하는 것만으로도 멤버십 전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며 “이같은 상품 구성은 컬리 멤버스가 마케팅만 아니라 상품 개발, 상품기획(MD) 등이 함께하는 스쿼드 조직이어서 가능했다”고 판단했다.

컬리는 멤버십 개편 이후 구매전환율은 81.4%로 전년 동기 대비 6.1%포인트 올랐고 멤버십 재구독률도 97.2%에 달했다. 멤버십 구독자 수는 전체 고객 대비 20% 수준에 불과하지만 월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웃도는 상황이다.

오 본부장은 “가장 큰 변화는 고객의 행동 패턴”이라며 “멤버십을 가입하기 전엔 쿠폰 여부에 따라 구매량이 변동하는 일회성이었다면 멤버십 재편 이후 컬리를 재이용·방문하면서 관계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멤버십은 컬리가 잘하는 그로서리 성장만 도운 것이 아니라 컬리가 앞으로 진행하는 신사업인 패션·뷰티·리빙 성장도 도왔다”며 “충성도 높은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전개해 이들 신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멤버십은 혜택의 양보다 그 서비스가 가진 핵심 가치를 극대화해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혜택을 설계해야 고객이 이를 직관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며 “광고보다 제품 접점의 힘이 강해지는 만큼 많은 마케팅 비용을 쏟기보단 퍼널(funnel)과 플로우(flow) 안에서 넛지하는 것이 더 강력한 동인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E-마케팅 인사이트 서밋

- "광고도 콘텐츠도 '사용자 중심'으로" - 강인호 네이버 센터장 "AI시대에도 사람이 많이 보는 콘텐츠가 장수" - AI 시대 마케팅, 본질은 ‘사람’…"핵심 경쟁력은 진정성 있는 관계"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