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비닐·원단가격 인상 '2연타'…원가압박 거세지는 패션업계 '한숨'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정유 기자I 2026.04.30 11:15:35

A원단社 5월부터 "주요 합성섬유 가격 5%이상 인상"
중동전쟁에 유화소재 수급차질, 국내 패션 합성섬유 비중 높아
나프타 사용하는 포장용 비닐도 4월 50% 가격 상승
가격민감도 높은 패션, 최종제품가 인상 쉽지 않아 '끙끙'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패션업계가 중동전쟁 여파에 신음하고 있다. 석유화학 기초 소재 ‘나프타’ 수급 차질에 포장재(비닐) 가격이 이달부터 인상된데다, 다음달부터는 유화 소재로 만드는 합성섬유 등 원단 가격까지 오를 예정이어서 원가 인상 압박에 몰리고 있다. 가격에 민감한 패션인 만큼, 쉽게 원가 상승분을 최종 가격에 반영하기도 힘들어 업계의 한숨이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3월 말 경기 양주의 한 비닐 원단 제조 공장 안에 가동을 멈춘 설비들이 모여 있다. (사진=김세연기자)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창신동 소재 A원단업체는 5월1일부터 주요 합성섬유 제품(특가상품 제외) 가격을 5% 이상 인상한다고 고객사들에 통보했다. A사는 국내에서도 상위 규모에 속하는 저지(한쪽은 매끄럽고 반대는 짜임이 있는 신축성 직물) 원단업체로 꼽힌다. 이에 따라 A사로부터 원단을 공급받는 의류제조업체들은 다음달 발주분부터 인상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받게 된다.

A사 측은 공지를 통해 “지난 수년간 지속된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더해 최근 원자재 및 가공비의 전반적인 인상으로 부득이하게 제품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며 “향후 원자재 및 유가 안정시, 기존 가격으로 재조정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원단 가격 인상 통보에 국내 의류제조업계는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합성섬유뿐만 아니라 울 같은 소재도 최근 고공행진 중인 원·달러 환율과 운송비 인상 등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합성섬유를 중심으로 한 원단 가격 전반이 들썩이고 있는 셈이다.

국내 의류제조업체 B사 대표는 “국내 제조 의류 중 70% 이상이 폴리에스터, 나일론, 아크릴 등의 합성섬유가 사용될 정도로 비중이 높다”며 “원단 가격이 5% 인상된다는 건 원가 측면에서 굉장히 여파가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단 가격이 5% 이상 인상되면 최종 의류 제품 가격도 최소 5% 이상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원가 상승분을 바로 최종 가격에 반영하는 건 패션업계 특성상 쉽지 않다. 수개월분의 원단 재고를 갖춘 대형 패션기업에 비해, 신제품 출시 주기가 짧은 신흥 디자이너 브랜드사들에 미치는 여파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원단 등 가격이 올라가면 중간 의류제조 단계에선 인상된 가격이 반영될 수 있더라도,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의류 가격에 바로 반영하긴 어렵다”며 “특히 패션은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은 품목이어서 중소 브랜드사 입장에선 매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원단 가격 인상은 최근 두 달여간 이어지고 있는 중동전쟁 여파가 한몫을 하고 있다. 유화 기초 소재인 나프타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패션업계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합성섬유와 함께 비닐 대란도 최근 패션업계의 골머리를 썩게 하고 있다. 비닐은 나프타로 만드는 폴리에틸렌(PE) 기반으로 제작되는데, 실생활 전반에 사용되는 만큼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부터 국내 비닐 공급업체들은 4월 발주분부터 포장재용 비닐 가격의 50% 인상을 고객사들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닐 포장재는 패션업체들이 수출을 하거나 국내 소비자들에게 판매 및 배송시 사용된다. 의류는 배송 도중에 흠집이 나거나 구겨질 수 있는 만큼 종이나 다른 소재로 비닐 포장재를 대체하기 어렵다. 이에 실제 많은 패션업체들은 지난달 말부터 비닐을 선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패션업계에선 올 하반기 가격 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원부자재 가격이 연달아 오르고 있는데다, 국내 경기도 기대 만큼 좋아지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전쟁 장기화로 모든 산업에 타격이 커지고 있지만, 패션은 2024년 비상계엄 이후부터 쭉 내수 경기 타격을 입었던 만큼 올해 이 같은 변수가 더욱 뼈 아프다”며 “패션 등 소비재 산업에도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