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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시위서 모욕' 현직 경정…"퍼붓는 시비·욕설, 경권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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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림 기자I 2026.06.10 15:42:13

경찰청 내부망에 실명글
"경찰 향한 압박 험악해질 것…경권 회복해야"
가족도 고통 호소…배우자 "악플러 법적 대응"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 투입됐다가 일부 시위 참가자로부터 조롱과 욕설을 들은 현직 경찰관이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리고 “추락한 경권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온라인상에서 허위 사실이 유포되면서 당사자 가족들 역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출입구 앞에서 한 경찰이 집회를 지켜보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10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2기동단 소속 김모 경정은 전날 경찰청 내부망에 ‘경권은 어디로’라는 제목의 글을 실명으로 올렸다.

앞서 김 경정은 지난 5일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에 둘려싸여 “무전 해봐라”, “왕따냐” 등 모욕을 당했다. 당시 영상이 ‘테무(중국 저가 쇼핑 플랫폼) 경찰’이라는 거짓 주장과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면서 2차 피해도 이어졌다.

김 경정은 내부망 글을 통해 “기동대는 개인이 아니라 부대 단위 임무가 제시되기에 대원 개별적으로는 인내, 무대응이 강조된다”면서도 “아무리 인권, 안전, 시민 같은 말을 듣는다고 해도 작정하고 퍼붓는 시비, 도발, 욕설 앞에서 감정을 추스르기 많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집회 시위 말고도 최근 여러 사건을 거치며 경찰의 위상이 굉장히 흔들리고 있지 않나 싶다”며 “이제는 우리 인권과 자존심이 어느 수준에 있는지, 필요 이상으로 추락했다면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스스로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경정은 이번 잠실 시위가 참가자들에겐 ‘성공적 집회’일 것이라면서 “미신고 집회이면서도 소요나 큰 폭력으로 번지지 않았고 거시적으로는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이며 지금까지는 당국의 제지를 거의 받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뤄지는 소규모의 불법과 일탈 행위는 대부분 교정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위대가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찾은 시민 소지품을 수색하고 취재진이나 경찰을 향해 폭언, 폭행을 하는 상황을 거론한 것이다.

그는 “앞으로의 시위 양상은 어디까지 경찰이 용인해줄 것인지를 시험하는 수준으로 변할지도 모른다”며 “그만큼 경찰에 가해지는 압박이 험악해질 것이고, 우리의 인내심과 자존심은 그것을 견뎌낼 만큼 대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실책을 책임지고 고쳐나가면서도 우리가 그로 인해 나약해지지 않고 극복할 수 있는 용기 섞인 시도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경정 배우자도 앞서 SNS에 악플러 등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배우자는 “일이 발생한 지 고작 4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저에게는 마치 몇 달, 몇 년이 흐른 것처럼 길고 무거운 시간이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이번 일을 겪으며 제가 느낀 감정은 단순히 남편을 향한 악의에 대한 분노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동안 공무를 수행하며 수많은 조롱과 오해, 비난을 감내해 왔던 공무원들과 그 가족들이 어떤 시간을 견뎌왔을지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이 확인된 뒤에도 누군가를 조롱하고, 가족까지 공격하고, 인간 자체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일은 어떤 사회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현장에서 묵묵히 공무를 수행하는 경찰관들, 소방관들, 군인들, 그리고 수많은 공직자들 역시 대한민국 국민이며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손가락 끝에서 시작된 조롱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분들이 한 번쯤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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