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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송의 막판 쟁점은 “가명처리 자체는 정지할 수 없더라도, 그 전후 단계(데이터 추출, 정제, 결합 등)는 별개의 ‘개인정보 처리’이므로 정지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원고 측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들이 주장하는 개별 단계들은 개인정보 보호법이 정한 ‘가명처리’가 이뤄지는 과정에 부수적으로 수반되는 절차에 불과하다”며 “모든 단계는 가명처리에 포함되는 것으로 별도의 개인정보 처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원고 기각 판결을 내렸다.
당초 1심과 2심은 가입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SKT에 개인정보 가명처리를 중단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당시 원심 재판부가 주목한 점은 가명정보 역시 본질적으로 개인정보 범주에 속한다는 사실이었다.
원심은 가명처리를 거치더라도 추가 정보와 결합하면 특정 개인을 식별한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봤다. 개인정보보호법 제37조 1항에 따라 ‘처리정지’를 요구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과 이번 파기환송심은 달랐다. 개인정보의 일부를 삭제하거나 대체하는 가명처리 자체가 개인정보 식별 위험을 낮추는 안전조치로 본 것이다.
또 당시 대법원은 “데이터 관련 신산업 육성이 범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이용이 필요한 상황에서 데이터의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가명정보조항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가명처리는 개인정보보호법 37조 1항 1문의 ‘처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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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시민사회는 이번 판결이 개인의 기본권인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제한하는 조치인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원고 측 소송대리인인 최호웅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사법적 재판은 법률 해석이 기반이 되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AI 산업 육성’이라는 국가 정책적 판단이 법 해석을 압도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데이터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헌법상 기본권인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라며 “판결문이 송달되는 대로 내용을 검토해 대법원 재상고는 물론, 해당 법 규정에 대한 위헌소원을 헌법재판소에 제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승소한 SKT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SKT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가명처리를 통한 안전한 데이터 활용으로 대한민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일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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