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자체가 직접적인 형사책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실제 처벌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란 예상 속에서도 재판 문화에는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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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왜곡죄는 법관이나 검사, 수사기관이 타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리를 해할 목적으로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하거나 증거를 조작하는 등 행위’를 했을 때 처벌토록 규정한다.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를 사용하거나 적법한 증거가 없음을 알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한 경우 역시 처벌 대상이 된다. 형량은 최대 10년 이하 징역과 자격정지다.
기존에는 재판 결과에 문제가 있을 경우 항소·상고 절차를 통해 바로잡는 것이 원칙이었으며 판사에 대한 책임은 징계나 탄핵 방식으로 제한적으로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판결 자체가 형사 책임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법원 내부에서는 기존 판례에만 의존하는 소극적인 판결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소송 당사자가 재판부의 판단에 승복하게 하는 게 중요해져서다.
하지만 판사의 소신 판결을 더디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고법의 A부장판사는 “판사는 사회 환경 변화에 따라 새로운 판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며 “법왜곡죄 시행으로 이같은 판결이 쉽지 않아질 전망이다. 판사들 사이에서 소신대로 판단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판례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독자적 법해석이 ‘고의적 왜곡’으로 오해받을 수 있어서다.
고소·고발 남발에 따른 재판지연도 예상되는 문제 중 하나다. 법왜곡죄가 소송 당사자만 소송할 권한을 가지는 친고죄가 아니다보니 일반 시민단체 등에서도 특정 재판을 문제삼을 수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가 기소해도 고발하고 안해도 고발하고 판사가 유무죄를 판결해도 그렇게 될 것”이라며 남소를 우려했다.
이외에도 소송 도중 본안 심리가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 왜곡죄가 위계에 의한 방법 등으로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했거나 이를 알면서도 재판에서 채택한 경우까지 처벌 가능성을 열어둬서다. 소송당사자 입장에서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증거가 제시되고 채택될 경우 선고가 나기 전에도 법 왜곡죄로 고소할 수 있단 것이다. 서울지방법원 B부장판사는 “판사가 법왜곡죄로 고소를 당하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할 수 있다”며 “그렇다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기 전까지 기존에 심리하던 재판은 그 상태로 멈추게 되는 재판 지연 현상이 생겨날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고의성을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실제 기소 사례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서울고법의 C부장판사는 “수사기관의 기소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법원에서 판례를 통해서 사례를 만들어 가야해서 오히려 큰 우려가 없다”고 말했다.
형사부 및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사건 기피 현상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D부장판사는 “판사들은 기존에도 형사부를 기피하는 분위기”라며 “정치적 관심을 받는 사건까지 맡는다면 고소·고발 재판까지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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