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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구성 협상이 게걸음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3대 국회(1988년)부터 22대 상반기 국회(2024년)까지 국회 원 구성 협상에는 평균 41.6일이 걸렸다. 22대 후반기까지 감안하면 42일도 더 늘어난다. 제때 원구성을 마친 적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늑장국회가 반복되는 것은 상임위원장 배분이 오로지 협상에만 맡겨져 있어서다. 국회법에는 명시적 배분 방식이 없어 여야 논의가 원활하지 못하면 원구성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해외에서는 제도적으로 이 문제를 푸는 곳이 적지 않다. 우리와 비슷하게 원내 의석에 기초하면서도 상임위원장을 공식으로 선출하는 곳이 있다. 독일·핀란드·오스트리아·스웨덴 등이다. 미국은 아예 양원 모두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전부 차지해 원구성을 둘러싼 문제 자체가 없다. 우리처럼 협상을 통해 원구성을 하는 나라(영국, 벨기에, 덴마크, 스페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와 같이 장기간 원구성이 안 되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면 상임위원장 배분 방식을 바꿔야 한다. 제1당이 국회의장,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갖는다고 부분 제도화를 하든, 해외처럼 전체에 적용하는 상임위원장 배분 방식을 택하든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스스로 자율적 운용을 통해 합리적 선택을 하지 못하는 곳에는 손발을 묶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마저도 쉽지 않다면 4년 임기 동안 원구성 협상을 1회로 줄여야 한다. 현재 국회의장, 상임위원장 임기는 2년이라 상반기, 하반기 2차례 걸쳐 협상을 다시 하면서 피로도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원들간 ‘자리 나눠먹기’ 행태로 해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과거에는 여야가 늑장 개원 때 세비를 모아 기부를 하거나 국회사무처에 반납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제 그런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여야 모두 서로를 향해서만 매서운 비판의 칼을 대지 말고 스스로에게도 엄격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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