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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올해 정비사업에서 총 2조 239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했다. 올해가 두 달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2023년 연간 수주 실적(2조 951억원)을 뛰어넘었다. 올해 목표 5조원 중에는 벌써 40%를 채운 것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올해 초 현대건설과 ‘한남동(한남4구역) 대전’에서 승리하며 1조 5723억원을, 지난달에는 송파구 대림가락 재건축 공사 계약을 4544억원에 체결했다.
이밖에 신반포 4차(1조 310억원), 한양 3차아파트(2595억원), 방화6구역(2416억원)과 수의계약도 진행될 예정이다. 신반포4차 입찰에서는 삼성물산이 적극적으로 나서자 경쟁사들이 모두 포기했다는 뒷이야기까지 나왔다. 삼성물산은 상반기 중 올해 수주 목표액 대부분인 4조원 가량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물산은 압구정 재건축(1~6구역) 중 가장 빨리 수주전이 열릴 것으로 보이는 ‘압구정 3구역’에 일찌감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곳에는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삼성물산은 강북권 공공재개발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장위 8구역’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구역은 작년 말부터 시공사 선정을 위한 경쟁 입찰을 벌였지만, 두 차례 연속 삼성물산의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오는 4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고 우선협상대상자인 삼성물산을 최종 시공사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곳은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 등이 이미 자리 잡고 있어 강북의 ‘래미안 타운’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들어오면 절반은 떼 놓은 당상이라는 평가다. 가장 큰 장점은 튼튼한 재무 상황이다. A사 관계자는 “통상 정비사업에서 시공사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을 든다”면서 “하지만 삼성물산은 HUG 보증 없이 자사의 신용으로 사업비를 조달한다. 정비사업에서 유일무이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남 4구역 수주전 당시 삼성물산은 전체 사업비 직접조달과 HUG 보증 수수료 절감 등으로 HUG 보증부대출보다 1185억원을 절감하겠다고 홍보했다.
재무 상태가 경쟁사보다 양호한 이유는 역설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전후 미분양·공사비 급등 위험이 있는 주택 사업을 확 줄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이 시기 삼성물산은 계열사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설에 집중하며 안정을 택했다. 실제 2022년 삼성물산 건설 부문 매출 14조 5982억원 중 48%가 삼성전자(평택공장)에서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반도체 경기부진으로 신규 공사가 지지부진해지면서 주택사업을 재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B사 관계자는 “특히 최근에는 수익성 보장이 되고 리스크가 적은 대형 도정 사업위주 시장이 열려 삼성물산이 유리해졌다”고 분석했다.
◇“브랜드 선호도 자체 높아”
이와 연계해 조합과 갈등(공사중단)이 없던 것도 신뢰도에 도움이 됐다는 목소리다 있다. 최근 4년간 공사비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30% 가까이 급등했다. C사 관계자는 “주요 경쟁사들은 공사비 급등으로 인해 조합과 충돌하는 경우를 자주 비쳤다”면서 “삼성물산은 이 기간 정비사업을 크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미지 타격을 피했다”고 언급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래미안은 다른 무엇보다 브랜드 선호도 자체가 높다”면서 “이 상황에서 코로나19를 전후로 수주를 줄이다 보니 부실 사업장이 적다. 공격적으로 영업활동을 펼칠 수 있는 장이 열렸다. 경쟁 업체들이 주요 정비사업장에서 삼성물산을 꺾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