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네덜란드 패키징 장비 업체 베시(BESI)의 지분을 기존 9%에서 약 20%로 확대하기로 했다. AI 반도체 고성능화에 발 맞춰 핵심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장비 업체 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지분 확대는 기술 협력이 자본투자로 이어진 사례다. 양사는 2020년부터 하이브리드본딩 기술을 공동 개발해왔으며, 이달 초에는 차세대 3차원 반도체 집적과 메모리·로직 반도체 통합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혔다.
하이브리드본딩은 반도체 칩을 미세한 간격으로 직접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이는 첨단 패키징 기술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는 엔비디아와 맞춤형 HBM4E인 ‘NVHBM’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NVHBM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NVLink 퓨전 플랫폼 등에 적용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8월 NVHBM을 공개하며 표준 HBM4E 대비 메모리 대역폭을 최대 30% 높이고 전력 소모는 15%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칩 설계 초기부터 메모리 제조사와 협력해 성능을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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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움직임은 AI 반도체 성능 경쟁이 칩 설계와 제조를 넘어 메모리·패키징·기판 등 공급망 전반으로 확장된 데 따른 것이다. 연산 성능뿐 아니라 메모리 대역폭과 칩 간 연결, 발열 관리 등이 중요해지면서 개발 초기부터 관련 기업들이 기술을 함께 최적화해야 할 필요성도 커진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의 공동 연구개발 체계도 진화하고 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약 50억달러(약 6조 6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반도체 연구개발 시설인 에픽(EPIC)센터를 구축했다. 기존에는 반도체 소재와 제조장비, 공정 기술을 각각 개발한 뒤 통합하는 방식이었다면, 에픽센터에서는 반도체 제조사와 장비 업체가 개발 초기부터 공동으로 연구에 참여한다.
에픽센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인텔,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참여한다. 각 기업이 자체 기술개발 과제와 엔지니어를 투입해 차세대 공정과 제조장비 개발에 협력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제조사의 독자적인 기술개발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고객사·장비사와의 협력이 제품 성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앞으로는 반도체 공동개발을 넘어 생산시설 투자와 장기 공급망 구축 등으로 협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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