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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 여기 와인 한 잔요”…와인, 삼겹살 옆 소주 자리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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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I 2026.04.30 11:25:00

삼겹살·갈비 등 일상식 페어링 확대
화이트 와인 수입액 16% 늘며 주도

[이데일리 신수정] 국내 와인업계가 스테이크와 파인다이닝 등 정통 서구식 식문화에 갇혀있던 소비 패턴에서 탈피해 삼겹살, 돼지갈비 등 대중적인 한식 외식 시장으로 영역을 본격 확장하고 있다. 전반적인 와인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소비자의 일상적인 식사 테이블로 파고들어 저변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아영FBC가 청기와타운 남영점에서 미니간담회 '와식주'를 열고 한식메뉴와 와인의 결합 모델을 제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에스쿠도로호 그란 레세르바, 유원 프리미티보 만두리아, 오이스터베이 소비뇽블랑, 파이퍼하이직 뀌베브뤼 (사진=아영FBC)
국내 대표 와인 수입사 아영FBC는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청기와타운 남영점에서 소규모 미디어 간담회 ‘와식주’를 열고 한식 메뉴와 와인의 결합 모델을 제시했다. ‘와식주’는 와인(Wine)과 식사(食), 술(酒)을 결합한 프로젝트로, 와인을 특별한 날에만 마시는 사치재가 아닌 일상의 대중 주류로 정착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LA 한인타운 콘셉트의 갈비 전문점과 협업해 한식 육류 요리에 최적화된 와인들을 선보였다.

화이트 와인 수요 급증… 한식 궁합 주목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와인 소비 방식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자리 잡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와인 수입액은 약 6640억원으로 전년 대비 8.7%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그러나 세부 품목별로 보면 화이트 와인 수입액은 약 1450억원으로 오히려 전년보다 16.3%나 증가했다. 무거운 레드 와인 위주의 시장이 가볍고 음식과 조화가 쉬운 화이트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이를 와인이 격식에서 취향으로 이동하는 과정으로 본다. 과거 와인이 고가의 스테이크와 함께 즐기는 특별한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한식의 단맛, 짠맛, 매운맛 등 복합적인 풍미를 잡아주는 보조 주류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특히 화이트 와인의 산미와 탄산감은 기름진 돼지고기나 양념된 갈비의 뒷맛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특성이 있어, 소주나 맥주를 대신할 새로운 반주 주류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 이날 현장에서는 육회에 드라이한 샴페인을 매칭해 들기름의 고소한 향을 극대화하고, 직화로 구워낸 빗살로스에는 시트러스 향이 강한 뉴질랜드 소비뇽블랑을 곁들여 육즙의 무거움을 덜어내는 페어링이 주목받았다. 레드 와인 역시 양념갈비나 마늘 양념이 강한 메뉴의 맛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풍미를 돋우는 칠레와 이탈리아산 와인들이 배치되어 기존의 고정관념을 깼다.

아영FBC가 청기와타운 남영점에서 미니간담회 '와식주'를 열고 한식메뉴와 와인의 결합 모델을 제시했다. (사진=신수정 기자)
경험 중시 트렌드에 외식업계 협업 가속

와인의 고깃집 진출은 단순히 주류 종류의 확대를 넘어 외식업계의 생존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술 자체의 도수보다는 음식과의 조화, 공간이 주는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고깃집들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전문 그릴링 서비스와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춘 고깃집들이 ‘콜키지 프리’ 정책을 내세워 와인 애호가들을 유인하고, 이를 통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객단가를 높이는 방식이다.

아영FBC가 협업한 청기와타운 역시 레트로한 분위기와 미국식 한인타운의 감성을 결합해 젊은 층의 호응을 얻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단순히 식사만 하는 공간을 넘어 와인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소주와 맥주로 획일화됐던 기존 고깃집 주류 문화를 바꾸고 있다.

결국 와인업계의 이러한 행보는 정체된 시장에서 찾은 새로운 돌파구이자,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K-BBQ를 활용한 고도의 현지화 전략이다. 아영FBC 관계자는 “와식주는 외식업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라며 “와인이 한식과 결합해 새로운 외식 문화를 선도하는 핵심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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