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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생 우트카르시 바트나가르는 9·11을 항공과 보안 체계가 완전히 달라진 계기로 받아들였다. 그는 9·11 이후 미국의 대응이 오늘날 세계에서 “특정한 것들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인식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뉴욕에서 태어난 2001년생 에마니 라브루는 어린 시절 유튜브 영상을 본 뒤 어머니에게 9·11에 대해 처음 들었다며, 이후 뉴욕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9·11을 직접 기억하지 못하는 미국 젊은층에게 당시 사건은 ‘과거의 기억’보다 현재의 생활환경을 통해 체감된다. 2003년생 페이지 매커스커는 과거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하는 공항 모습이 지금과 눈에 띄게 다르다는 점을 인상적인 변화로 꼽았다. 2007년생 에이버리 터너는 자신들이 9·11 이후 달라진 미국을 그대로 물려받은 세대라고 봤다. 특히 이후 이어진 전쟁과 미국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 역시 자신의 세대가 벗어나기 어려운 유산이라고 했다.
실제로 9·11 이후 미국인의 일상은 크게 달라졌다. 공항 검색은 강화됐고 감시 기술은 일상 깊숙이 파고들었다. 미국의 군사작전 역시 ‘테러와의 전쟁’을 거치며 장기화·상시화됐고, 공공장소와 치안체계도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보안을 요구하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늘날 현실의 너무 많은 부분이 9·11에서 직접 비롯됐다”며 감시 기술의 확산과 미국 군사작전의 장기화, 일상의 보안 강화 등을 대표적인 변화로 꼽았다.
다만 25년이 흐른 지금은 “9·11이 모든 것을 바꿨다”는 설명에도 거리가 생기고 있다. NYT는 9·11 이전의 미국 역시 오늘날 흔히 기억하는 것만큼 안정된 사회는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당시 이미 첫 번째 세계무역센터 테러와 오클라호마시티 폭탄테러를 겪은 상태였고, 정치·사회적 갈등 역시 존재하고 있었다.
특히 오늘날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와 극우 움직임을 9·11 이후 갑자기 나타난 현상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NYT는 9·11을 두고 기존의 분열과 병폐에 “잠시 숨을 돌리게 한 동시에 이를 가속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진행되고 있던 갈등이 9·11 직후 잠시 가려졌다가 이후 더 강하게 되돌아왔다는 의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 역시 9·11 이후 정치의 결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성장한 과정에는 9·11 이후 확산한 반이슬람 정서와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피로감이 영향을 미쳤지만, 동시에 1990년대부터 존재했던 극우 민병대 운동과 반이민 정서에도 뿌리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대가 바뀌면서 시대를 나누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냉전과 베트남전쟁을 경험한 세대에게 국제정치와 전쟁이 시대의 경계였다면, 젊은 세대에게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인공지능(AI) 같은 기술 변화가 더 뚜렷한 기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젊은층이 그리워하는 과거를 가리켜 “그 위에 드리운 것은 쌍둥이빌딩이 아니라 아이폰”이라고 표현했다.
25년이 지난 지금 9·11에 대한 평가는 ‘모든 것을 바꾼 사건’이라는 단선적인 해석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9·11 이후 태어난 세대에게 당시 테러는 기억이 아닌 역사지만, 그날 이후 강화된 보안과 감시, 장기화한 전쟁은 여전히 현실로 남아 있다. NYT는 9·11을 “미국 사회 분열의 폭발적인 시작이라기보다 그 역사의 중간 장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