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속보]공수처, '재판 매개 뇌물 수수 의혹' 현직 부장판사 불구속 기소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백주아 기자I 2026.05.06 10:30:03

상가 무상 제공·공사비 대납…뇌물 총액 3300만원
수임 사건 80% 감형…음주운전·마약·보이스피싱도 포함
"판결 예측" 성공보수 계약…선고 전날 억 단위 조건 추가
구속영장 기각 후 보완수사…공수처 이첩 요청권 행사 사건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재판을 매개로 수천만 원대 뇌물을 수수한 현직 부장판사와 뇌물을 공여한 변호사를 재판에 넘겼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5동 공수처 로비에서 개최된 고위공직자범죄 내부고발 익명신고센터 개소식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 수사2부(부장검사 김수환)는 6일 현직 부장판사 김모씨와 고교 동문 변호사 정모씨를 각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및 뇌물공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 부장판사는 모 지방법원 형사 항소심 재판장으로 재직하면서 고교 동문 선배인 정씨가 대표인 법무법인의 항소심 수임 사건 21건 중 17건에 대해 1심과 달리 법무법인 측에 유리하게 형량을 감경한 혐의를 받는다.

김 부장판사가 수수한 뇌물은 세 가지 방식으로 이뤄졌다. 먼저 정씨가 법인 명의로 소유한 상가를 배우자의 바이올린 교습 공간으로 약 1년간 무상 제공받아 차임 상당 1400여만 원의 이익을 취득했다. 또 방음시설 등 인테리어 공사비 1500여만원을 정씨에게 대납하게 했으며 정씨로부터 현금 300만원을 견과류 선물 상자에 넣어 지하주차장에서 건네받는 등 총 3300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뢰액이 3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에 해당해 특가법에 따라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적용된다.

아울러 김씨와 정씨는 공모해 대납된 공사비가 김씨에게 귀속되지 않은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김씨의 배우자가 상가에 설치한 그랜드 피아노를 공사비에 갈음해 양도한다는 내용의 허위 합의해제 서면을 작성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도 받는다.

공수처 수사 결과 김씨는 법무법인의 항소심 수임 사건 21건 중 17건, 약 80%에 대해 법무법인 측에 유리하게 형량을 감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상가를 무상 제공받기 시작한 2024년 3월 이후 선고한 6건 전부에서 원심을 파기했다.

감형된 사건에는 엄정한 처벌이 요구되는 민생 범죄가 다수 포함됐다. 음주운전 전과가 있고 집행유예 기간 중 재차 음주운전을 한 피고인에게 원심 징역 5월을 파기하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거나, 도금 규모 약 2000억원의 불법 스포츠도박사이트 운영 사건에서 별다른 양형 변화 없이 징역 3년 실형을 파기하고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등의 사례가 확인됐다.

정씨는 김씨와의 관계를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접견 녹취록 분석 등 수사 결과 두 사람의 친분이 지역 교도소 내에 널리 알려졌고 의뢰인들은 이 소문을 듣고 법무법인을 선임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대 수임료를 약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특히 정씨는 재판 결과를 예측한 듯 이에 부합하는 성공보수 조건을 추가 약정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취했다. 판결 선고일 하루 전날 기존 위임계약에 없던 억 단위의 성공보수 조건이 갑자기 추가됐고 실제로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판결이 선고됐다.

김씨와 정씨는 2년간 개인 휴대전화로 190여 회 통화했으며 연락은 변론종결일·판결 선고일 등 재판 주요 시점과 정가 의뢰인으로부터 수임료를 입금받은 시점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 사건은 지역 법원 부장판사와 관내 변호사 간 유착에 따른 토착 비리 사건”이라며 “현직 부장판사에 대한 사안의 중대성과 수사 공정성 논란 등을 고려해 이첩 요청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사법부의 신뢰를 해치는 부패 범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