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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휘발유값, 바이든 때보다 비싸졌다…'저유가 공약'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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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10.27 16: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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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런당 4.29달러…1년 새 1.23달러 올라
이란전에 유조선 용선료 25배 폭등
정제능력도 부족…선거 앞 공화당 부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집권 기간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보다 비싸졌다. 휘발유 가격을 갤런당 2달러 아래로 되돌리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사진=AFP)
지난달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사진=AFP)
CNN방송은 26일(현지시간) 미국자동차협회(AAA)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2기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바이든 정부 시절 평균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약 3.8ℓ)당 4.29달러(약 5690원)로 1년 전보다 1.23달러(약 1630원) 올랐다.

연초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달러(약 3980원)를 밑돌았고, 시장은 오히려 공급 과잉을 걱정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시작된 이란과의 전쟁이 8개월 가까이 이어지며 세계 에너지 체계를 뒤흔들었다.

유가 정보업체 가스버디의 패트릭 드한 석유분석 책임자는 “꽤 놀라운 일”이라며 “10개월 전만 해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그레고리 브루 선임 애널리스트도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로 휘발유 가격을 낮게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면 아무것도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시장엔 원유가 넘쳐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으로 이를 뒤집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1기 때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2.47달러(약 3280원)에 불과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4월엔 1.77달러(약 23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바이든 정부 시절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6월 사상 최고치인 5.02달러(약 6660원)까지 치솟았지만, 하락 속도는 더 빨랐다. 올해는 갤런당 4달러 이상인 날의 수가 이미 바이든 시절 최다 기록을 깼다.

비용 구조도 악화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원유 물동량은 대부분 회복됐지만, 우회로 등으로 운송비가 폭등했다. 유조선 하루 용선료는 지난해 6만5000달러(약 8630만원)에서 이달 초 160만달러(약 21억2300만원)로 뛰었다. 중동과 러시아의 정유시설이 피해를 입고 중국이 연료 수출을 줄이면서 세계적인 정제 능력 부족도 겹쳤다. 브루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완충 장치가 없다”며 “설비 가동 중단이 생기면 모두가 허둥댄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최근 엑손모빌의 일리노이주 졸리엣 정유공장이 예기치 않게 멈추자 미시간·오하이오 등 오대호 인근 주의 휘발유 가격이 치솟았다.

백악관은 농민들에게 80억달러(약 10조6200억원)를 지원하고 러시아산 경유를 수백만 배럴 사들이는 등 대응에 나섰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정제 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전략비축유 방출 등 즉각적인 조치로 휘발유 가격을 낮추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유가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한 작은 대가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엔 부담이 커지고 있다. 드한 책임자는 “높은 휘발유 가격은 현직자에게 좋지 않다. 바이든에게도 그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작은 수단을 모두 동원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가장 큰 수단인 외교를 쓰지 않는 한 고유가와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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