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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의 경유 소매가격은 갤런(약 3.8ℓ)당 5.47달러로 역대 최고치인 5.82달러에 근접했다. 한 달 사이 8% 올랐으며 원유와 경유 가격의 차이를 뜻하는 ‘크랙 스프레드’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이란과 미국의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과 에너지 시설 파괴가 이어진 데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까지 겹치면서 정제유 공급이 빠듯해진 결과다.
경유는 휘발유보다 미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 트럭 운송과 농업, 건설, 제조업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이다. 경윳값이 오르면 물류비와 농가의 생산비가 상승하고 결국 식품과 공산품 가격으로 전가된다. 특히 겨울철 난방유 수요와 농가의 수확철, 연말 유통업체의 재고 비축이 겹치면서 공급 차질이 추가로 발생하면 가격이 갤런당 6~7달러까지 뛸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리고 이미 빠듯한 미국 소비자를 더 옥죌 수 있다는 얘기다. 톰 클로자 걸프오일 수석 에너지고문은 “이미 조용한 위기다”며 “경제 한복판에 꽂히는 보디블로와 같다. 꽤 극적인 충격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존 보이드 전미흑인농민협회 회장은 “농가는 경윳값 상승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데 이 또한 이란 전쟁으로 비룟값이 크게 오른 뒤에 벌어진 일이다”며 “내 트랙터는 100갤런쯤 들어가는데 한 번 채우는 비용이 정말 만만치 않다. 급등한 경윳값에 상당수 농가가 압류 직전으로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런 고유가 문제에 고금리까지 겹쳤다는 점이다.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이날 장중 5.33%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독일·프랑스·영국 등 주요국 장기금리도 수년에서 수십 년 만의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과거에는 경기 둔화가 나타나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고 장기금리도 따라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 AI 데이터센터·반도체 투자에 따른 기업의 자금조달 수요가 동시에 늘면서 채권 공급이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투자자들은 장기간 돈을 빌려주는 대가인 기간 프리미엄까지 더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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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연방정부 이자비용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연방정부 이자비용이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3.3%에서 2036년 4.6%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연방정부 세입의 약 20%가 이자비용으로 들어가는 상황에서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재정적자가 다시 국채 발행을 늘리고, 국채 공급 증가가 금리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마이클 스트레인 미국기업연구소(AEI) 경제정책연구 책임자는 “문제는 금리 상승 자체라기보다 재정적자다”며 “하나만 걱정해야 한다면 앞으로 10년간의 재정적자 전망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금리와 고유가의 결합은 금융시장에도 부담이다. 높은 금리는 주택담보대출과 기업 대출 비용을 높이는 동시에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를 낮춰 주식시장, 특히 고평가 기술주에 압박을 준다. 실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이날 5% 넘게 급락하며 금리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동안 AI 투자와 기업 실적이 금리 부담을 상쇄했지만,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면 주식시장도 더는 이를 무시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 가격과 장기금리를 동시에 낮추려 해도 선택지는 많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물가·금리·재정이라는 네 개의 악재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190137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