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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이 펍이 되는 100분…'콰이어 오브 맨', 낯선 관람 경험이 주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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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연 기자I 2026.10.02 16: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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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손님'으로 무대에 올라 맥주 마시고 게임
9명이 100분간 노래·연주·탭댄스…맥주잔·대걸레도 악기로
배우 실명·'홈 스피치'·이소라 '제발'로 서울만의 무대
내년 1월 3일까지 대학로 놀 씨어터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 관객은 ‘손님’이 된다. 공연 시작 20분 전, 관객은 무대 위에 마련된 펍 ‘더 정글 바’에 올라 음료를 마시고 배우들과 게임을 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객석에 앉아 무대를 바라보는 익숙한 방식에서 벗어나 극장 전체를 하나의 펍으로 경험하게 한다는 점이 이 작품의 가장 인상적인 지점이다.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공연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공연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공연이 시작된 뒤에도 무대와 객석의 경계는 계속 허물어진다. 배우들은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을 무대로 이끌고 칵테일과 노래를 선물한다. 공연 중간 객석에 날아드는 코스터와 감자칩은 덤이다.

공연은 특별한 스토리와 캐릭터의 서사 없이 음악이 주가 된다. 퀸의 ‘썸바디 투 러브’(Somebody to Love), 건즈 앤 로지스의 ‘웰컴 투 더 정글’(Welcome to the Jungle), 시아의 ‘샹들리에’(Chandelier) 등 귀에 익은 히트곡 16곡이 아카펠라와 합창으로 펼쳐진다.

배우들은 피아노, 기타, 트럼펫 등을 직접 연주하고 탭댄스를 추며, 맥주잔과 쟁반, 대걸레까지 리듬 악기로 쓴다. 9명의 배우는 100분 동안 거의 무대를 떠나지 않고 에너지를 발산한다.

비영어권 최초 공연인 이번 한국 프로덕션은 레플리카 형식을 유지하면서 현지화 전략을 취한 것이 특징이다. 배우들은 무대에서 실제 본인 이름을 사용한다. 제작진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로 꼽은 ‘홈 스피치’ 장면은 배우들이 직접 쓴 ‘집’에 대한 이야기로 채웠다. 이소라의 ‘제발’을 새로 넣은 대목은 서울 공연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장면이다.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공연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공연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공연 내내 밴드의 라이브 연주와 흥겨운 팝이 펼쳐져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배우들이 빚어내는 ‘케미’도 볼거리다. 다만 넘버들이 과거 히트한 곡들로 구성돼 대학로의 주 관객층인 20~30대에게 얼마나 와닿을지는 의문이다. 1970~90년대 영미권 팝과 록이 절반가량인 선곡은 중장년 관객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지만, 젊은 관객에게는 낯선 곡이 적지 않다.

원작 특유의 ‘펍 문화’ 정서도 국내 관객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다가올 수 있다. ‘홈 스피치’ 장면의 흐름도 다소 아쉽다. 이 작품은 뚜렷한 서사 대신 노래와 짧은 이야기를 엮어가는 구성이다. 그러다 보니 흥겨운 파티 분위기에서 배우 개인의 고백으로 넘어가는 대목이 관객에 따라서는 조금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꾸밈없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진솔한 여운을 남긴다.

작품이 담은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라는 주제는 분명하게 전달된다. 노래로 서로를 위로하고 ‘함께’하며 관객까지 자연스럽게 공동체의 일원으로 끌어들여 따스함을 전한다. 공연은 내년 1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놀(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투자증권홀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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