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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샀다 낭패봤는데, 은행에 수수료 7배 더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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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훈 기자I 2026.07.30 12: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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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ETF 신탁거래 '소비자 경보' 발령
6개월 내 매도 95%인데 선취수수료 선택 92%
ETF 신탁 판매 급증에 고령층 투자도 확대
수수료 체계 전면 손질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금융감독원이 은행권 ETF(상장지수펀드) 신탁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불리한 수수료 체계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대부분의 고객이 평균 42일의 단기 투자에 나섰지만 가입 즉시 수수료를 내는 선취수수료를 선택하면서 은행이 후취수수료 등 적정 수준의 7배가 넘는 수수료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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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30일 ‘은행권 ETF 신탁 거래 관련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주요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SC제일·NH농협)의 ETF 신탁 판매 실태를 공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ETF 신탁 판매액은 올해 5월 기준 월 1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1조2000억원)보다 8.8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ETF 신탁 수수료 수익도 102억원에서 1036억원으로 10.2배 늘었다.

문제는 투자 행태와 수수료 선택이 맞지 않았다는 점이다. ETF 평균 보유기간은 42일에 불과했고, 전체 거래의 94.6%는 가입 후 6개월 이내 해지됐다. 10일 이내 매도한 초단기 거래도 37.9%에 달했다.

하지만 투자자가 선택한 수수료의 91.7%는 선취수수료였다. 선취수수료는 가입 시 약 1%를 한 번에 내는 방식으로 단기 투자자에게는 연 1%를 일할 계산하는 후취수수료보다 불리하다. 금감원은 실제 고객이 투자기간에 맞는 최적의 수수료를 선택했다면 은행이 받을 수수료는 545억원 수준이었지만, 실제 수취액은 3948억원으로 7.2배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목표수익률을 지나치게 낮게 설정한 것도 잦은 매매를 부추긴 요인으로 지목됐다. 목표수익률을 5% 이하로 설정한 계좌가 58.1%였고, 3% 이하도 20.8%에 달했다. 금감원은 목표수익률이 낮을수록 잦은 매매와 선취수수료 부담이 반복돼 투자자의 실질 수익률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투자금 1억원으로 13차례 ETF를 거래한 사례에서는 선취수수료를 선택할 경우 후취수수료 대비 수수료를 1622만원 더 부담하고, 수수료 납부에 따른 투자기회 손실까지 포함하면 총 2421만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 취약계층의 거래도 늘고 있다. ETF 신탁 투자자의 평균 연령은 59세였으며 올해 5월 기준 65세 이상 투자자 비중은 31.7%까지 상승했다. 주식 투자 경험이 없는 투자자의 ETF 신탁 가입도 지난해 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금감원은 은행권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ETF 신탁 수수료 체계와 성과평가(KPI), 판매 절차를 전면 개선하기로 했다. 선·후취수수료와 중도해지수수료의 적정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고객의 투자기간과 투자성향에 맞는 판매 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소비자들에게 “ETF 신탁은 단기 투자일수록 후취수수료가 유리하며, 은행 ETF 신탁은 단타 매매에 적합하지 않다”며 “은행에서 가입하더라도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만큼 투자기간과 수수료 구조를 충분히 확인한 뒤 가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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