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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회사 가지 마, 승진 빨리 시켜줄게…씨티, 승진 기간 3년→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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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10.06 16: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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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3년→2년…부사장까지 5.5년
PE '입도선매'에 분통…JP모건은 '해고' 카드
AI로 잡무 줄여 신입 붙잡는 은행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씨티그룹이 신입 투자은행 직원들의 승진 기간을 1년 앞당긴다. 사모펀드(PE) 등이 유망한 주니어 인력을 일찌감치 빼가는 ‘인재 쟁탈전’이 치열해지자 빠른 승진을 내걸어 붙잡겠다는 것이다.

(사진=AFP)
(사진=AFP)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씨티는 투자은행 부문 애널리스트 과정을 3년에서 2년으로 즉시 줄이기로 했다. FT가 입수한 내부 메모에 따르면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에서 부사장(VP)까지 걸리는 기간도 6년 6개월에서 5년 6개월로 짧아진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통상 대졸 신입을 ‘애널리스트’로 뽑아 2~3년 뒤 ‘어소시에이트’로, 이후 부사장으로 승진시킨다. 이번 조치로 현재 3년 차 애널리스트는 실적에 따라 내년 1월 1일 어소시에이트로 승진할 수 있게 됐다.

씨티는 북미 지역 애널리스트에게 적용하던 기간제 고용 조항도 없애기로 했다. 정해진 계약 종료일 없이 계속 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써 씨티는 통상 2년 과정을 운영하는 월가 경쟁사들과 보조를 맞추게 됐다. 센터뷰파트너스처럼 3년 과정을 유지하는 곳도 있다.

배경엔 PE의 공격적인 인재 빼가기가 있다. 미국 대형 PE 일부는 대학을 갓 졸업해 은행 연수도 시작하기 전인 신입 애널리스트를 미리 채용했다. 실제 입사 시점보다 2년이나 앞선 ‘입도선매’였다. 업계 반발이 거세지자 일부 PE는 지난해 6월 채용 시즌부터 이런 관행을 접었다.

월가 고위 임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입사 전이나 입사 후 18개월 안에 다른 회사 일자리를 미리 수락한 애널리스트는 해고하겠다고 경고했다.

JP모건 역시 승진 기간을 약 2년 6개월로 줄였다. 씨티 등 월가 은행들은 주니어 직원이 다른 곳 입사를 확정했는지 신고하도록 하는 규정도 도입했다. 데이비드 프리들랜드 씨티 북미 투자은행 부문 공동대표는 블룸버그통신에 “PE가 은행원 경력 초기부터 면접을 보는 현실은 매우 안타깝고 어느 정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신입을 2년 쓰고 내보내던 관행에서 벗어나 오래 붙잡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중간급 인재를 공급하던 경영학석사(MBA) 과정의 매력이 떨어진 데다, PE 업계도 포화 상태가 되면서 승진 기회와 보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다.

월가가 승진 경로를 손본 건 처음이 아니다. 1990년대 말 닷컴 붐 때는 인터넷 스타트업으로의 이탈을 막으려 2년 만에 어소시에이트 승진을 허용했다. 거래가 폭증했던 2021년 팬데믹 시기에도 재택근무 속 업무 과중 불만이 커지자 승진을 앞당기고 혜택을 늘렸다.

인공지능(AI)도 변수다. 은행들은 주니어 직원들이 스프레드시트와 투자제안서 작성에 쏟던 잡무를 줄이려 AI 도구를 들이고 있다.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흥미로운 업무를 맡을 기회가 늘면 애널리스트들이 더 오래 남을 것이란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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