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전세계에서 발주된 대형 LNG 운반선은 총 82척이다. 이 가운데 한국 조선소가 44척을 수주해 53.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중국 조선소는 35척을 수주하며 42.7%를 차지했다. 지난해 전세계 발주량 37척 중 한국이 32척, 중국 3척을 차지해 29척이었던 양국 간 격차는 올 들어 10척 이내로 좁혀졌다.
중국은 LNG 운반선 건조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대형 LNG선 건조 이력을 갖고 있는 중국 조선소는 후둥중화조선, 장난조선, 다롄선박중공집단, 자오상쥐중공, 양쯔장조선 등 5곳이다. 여기에 최근 헝리중공업까지 LNG선 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헝리중공업은 선박을 먼저 건조한 뒤 선주에게 판매하는 이른바 ‘선건조 후매각’ 방식으로 대형 LNG선 2척을 건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규모도 키우고 있다. 중국 LNG선 건조를 주도하고 있는 후둥중화조선은 지난 6월부터 27만1000㎥급 LNG 운반선 건조에 들어갔다. 한국 조선사들이 주력하는 17만4000㎥급 LNG선과 비교하면 화물 적재능력이 약 56%나 늘어난다. 이 선박은 2028년 세계 주요 LNG 수출국인 카타르에 인도될 예정이다.
반면 한국 조선사들은 선박 자체의 운항 효율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LNG선은 영하 163도의 극저온 상태로 LNG를 운송해야 해 기술 난도가 높다. 그 중 화물창의 단열 성능과 증발가스 처리 기술 등이 선박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HD현대중공업은 화물창 구조를 바꿔 적재 효율을 높였다. 기존 LNG선에 적용되는 4개의 화물창을 3개로 줄인 3탱크 LNG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화물창 개수를 줄이면 탱크 사이의 격벽과 단열 공간도 감소한다. 이에 같은 선체 크기에서 실제 LNG를 적재할 수 있는 공간을 늘릴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이 실제 건조 중인 선박의 LNG 적재 용량은 17만4000㎥에서 17만6800㎥까지 확대됐다.
화물창 전체 표면적이 줄어 외부에서 유입되는 열도 감소한다. HD현대중공업은 이를 통해 일일 증발률(BOR)을 0.08% 수준으로 단일 격벽 한 개를 제거해 BOR을 약 6% 개선했다. 선박을 대형화하지 않고도 적재량과 운항 효율을 높인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운송 과정에서 LNG가 기화하며 발생하는 가스를 다시 액화해 손실량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적용한다. 자체 개발한 저압 이중연료엔진용 LNG 재액화 시스템 엑스렐리(X-Reli)는 별도의 냉매를 사용하지 않고 증발가스 자체를 냉매로 활용해 다시 액화할 수 있다. 현재 거제조선소 실증설비에서 성능 검증도 마쳤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국 조선소들이 한국 조선소의 물량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LNG선은 발주 이후 인도까지 통상 3~4년이 걸리는 데다 신규 조선소에 선박을 맡기기 위해서는 품질과 인도 능력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조선소들이 프랑스 GTT의 LNG 화물창 설계·기술 라이선스를 잇따라 확보하는 등 LNG선 시장 진입 장벽도 과거보다 낮아지고 있는 점은 눈여겨볼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기술력은 한국을 턱밑까지 쫓아온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우리가 LNG 운반선 수주를 이어가고 있지만 차세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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