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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률 주요국 최저지만, 여전히 건전성에 갇힌 K금융[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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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주 기자I 2026.09.17 16: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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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유럽보다 낮은 부실률에도 관리 강화
일률적 잣대 벗어나 운용 자율성 줘야

[이데일리 정민주 기자] 금융권에서는 1년 가까이 “안전과 도전이 공존할 수 있느냐”는 말이 나온다. 유망한 기업을 키우기 위해 담보보다는 가능성에 중점을 둔 생산적 금융을 하라면서도 연체율 관리는 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주문은 어불성설이란 얘기다. 올해 초 생산적 금융 확대로 국내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5%대에서 0.6%로 올라오자, 금융당국은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은행 입장에서는 “생산적 금융을 속도조절하더라도 건전성을 최우선으로 관리하라”는 말로밖엔 들리지 않는 발언이다.

이미 국내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연체 관리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최근 5년 평균 0.5%, 손실흡수능력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 중반대에 이른다. 세계 최고 은행이 몰려있는 미국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5%포인트 낮고, CET1은 1%포인트 이상 높다. 일본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에 근접하고, 유럽 주요국은 1.9~2.1% 수준이다.

물론 건전성은 양보할 수 없는 금융의 기본원칙이다. 올해 1분기 말 자영업자 연체율이 10년 9개월 만에 최고치로 다다른 가운데 금리 상승기까지 겹쳤으니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안정적인 건전성 지표 속에서 생산적 금융이라는 도전을 하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최소한 ‘건전성’에 대한 압박은 줄여야 한다. 이미 충분한 자본 여력과 손실흡수능력을 갖춘 은행까지 일률적인 기준으로 관리하면, 은행은 결국 부실 가능성이 낮은 차주만 찾게 된다. 담보는 부족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라는 생산적 금융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생산적 금융은 일정 수준의 위험을 감수하는 금융이다. 위험을 무조건 떠안으라는 것이 아니라, 감당 가능한 위험까지 회피하지 않도록 하자는 뜻이다. 금융당국이 이제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의 작은 변화만을 기준으로 관리 강도를 높이기보다 은행별 자본 여력과 손실흡수능력, 차주의 성장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는 동안만이라도 은행 지점별 KPI에서 건전성 항목을 제외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이같은 변화를 감내하지 않는다면 세계 최저 수준의 부실률을 유지하고도 생산적 금융은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부실률 주요국 최저지만, 여전히 건전성에 갇힌 K금융[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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