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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찰 잿더미에 “정말 죄송하다” 참회의 눈물 쏟은 스님

채나연 기자I 2025.03.26 22:47:03

경북 의성 산불에 고운사·운람사 전소
도륜스님 “우리대에 잃어 죄송하다”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경북 의성의 천년고찰 운람사에 이어 고운사마저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불에 타버리자 도륜스님이 “정말 죄송하다”며 눈물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천년고찰 운람사와 고운사 전소에 눈물을 보인 도륜 스님.(사진=KBS 유튜브 캡처)
산불 발생 첫날인 지난 22일 의성군 안평면에 있는 천년사찰 운람사에 화마가 들이닥쳤다. 운람사는 신라시대 창건돼 지역 역사와 불교문화 연구에 중요한 사찰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조계총 측은 운람사에 있던 아미타삼존, 탄생불, 신중탱화 등 문화재급 유산을 불길이 덮치기 전 근처 조문국박물관으로 옮겨 지켰으나 운람사 전각과 부속건물 등 건물 6개 동은 전부 불에 탔다.

의성 산불은 몸집을 점점 키워 지난 25일 오후 4시 50분께 의성군 단촌면 등운산 자락에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도 삼켰다.

고운사는 신라 신문왕 때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경북을 대표하는 대형 사찰 중 하나였다.

앞서 종단 측은 옮길 수 있는 불상과 불화, 고서 등을 영주 부석사 성보박물관으로 옮겼다. 이동할 수 없는 보물 목재건축물 ‘가운루’와 ‘연수전’, 석조여래좌상에는 물을 뿌리거나 방염포를 씌웠으나 결국 지킬 수 없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25일 경북 의성군 고운사에서 산불 확산에 대비해 방염포를 씌운 ‘의성 고운사 석조여래좌상’(보물)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고운사 도륜스님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보광전 앞까지 타게 되니까 어쩔 수 없었고, 스님들과 유물을 옮기다가 인명 피해가 나면 안 되니 철수하라고 해서 끝까지 남아 있다가 철수했다”며 “문화재가 손상되면 세월을 복원할 수 없기 때문에 지켜야겠다는 마음으로 급하게 이동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도륜스님은 “천년고찰을 이어왔는데 우리 대에서 부처님 전각을 잃어버리게 돼서 정말 죄송하다”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어 “부처님 도량을 지키지 못한 것에 정말로 죄송하고 부처님께 참회를 드린다”며 “산불이 빨리 진화돼서 종료되기를 바라고 다시 복원해서 예전과 같이 기도하고 희망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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