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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대선 출마 영상에서 아이보리색 니트를 착용한 이래로 연일 따뜻한 분위기의 베이지색 계열 옷차림을 착용하며 민주당 고유의 색인 ‘파란색’과는 거리를 뒀다. 경청 투어 첫 일정이었던 지난 1일과 2일 경기도·강원도 접경지역 방문 시에는 베이지 색 슬랙스에 남색 점퍼를 입었지만 이 또한 민주당을 떠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남색도 파란색 계열이기는 하나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은 거의 원색에 가까운 밝은 파란색이기 때문이다.
3일 동해안 지역을 방문할 때부터는 이 후보 옷차림에서 아예 파란색이 사라졌다. 동해안 접경벨트 경청 투어에서 이 후보는 회색 점퍼와 짙은 회색 슬랙스 등 무난한 옷차림을 선택했다. 4일 충북을 방문할 때는 곤색 카디건에 청바지, 6일에는 베이지색 카디건에 베이지색 슬랙스, 7일에는 또다시 옅은 회색 카디건에 짙은 회색 슬랙스를 매치했다.
이 후보의 이 같은 옷차림은 당과 후보의 활동을 분리하려는 민주당의 정치적 지향과 맥을 같이 한다. 지난 1일 대법원이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파기환송 판결을 내리며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검토와 형사소송법 개정안 입법 등 ‘사법부와의 전쟁’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당에서는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이 후보가 직접 나서진 않는 게 현재 분위기다. 이 후보와 재판을 연관시키는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될 수 있어 이 후보에게 불리하다는 게 판단에서다. 이에 이 후보는 민생 행보, 당은 사법리스크 대응으로 역할을 분담한 후 각자 노선을 가는 방식으로 리스크 대응에 나선 듯한 모습이다.
특히 이 후보는 점퍼와 카디건 등 편안한 인상을 주는 의류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본격 대선 후보 일정을 시작한 이래로 5일 봉축 법요식 참석 일정 외에 이 같은 편안한 옷차림을 유지했다. 경청 투어 현장 연설에서 ‘민생’과 ‘경제’, ‘일꾼’을 강조했듯 민생 대통령, 친근한 일꾼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한편 서울고등법원은 이날 낮 12시께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해 재판기일을 대통령 선거일 후(2025년 6월18일)로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이 후보는 “헌법 정신에 따른 합당한 결정”이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