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고려아연은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1-1호 의안인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변경의 건’과 1-2호 의안 ‘이사회 비대화를 통한 경영활동의 비효율성을 막기 위한 이사 수 상한 설정 관련 정관 변경의 건’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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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총은 오전 9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예정보다 약 7시간 넘게 지연돼 오후 4시께야 시작됐다. 고려아연 측은 “전체 주주 중 중복 위임장을 정확히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지만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은 “시간을 끌면서 주식이 늘어나길 기다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동안 고려아연 지분 5.76%를 보유해 우군으로 분류되던 현대자동차는 이날 임시 주총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7시간 진통 끝에 주총이 시작됐지만 이날 주총 의장을 맡은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영풍 의결권을 제한한다”고 하자 장내서는 잠시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의결권 제한과 관련해 MBK 영풍 측은 “너무나도 부당하고 무리한 해석이며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현저히 불공정한 행위”라며 “주총 부존재 소를 제기하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양측은 이번 의결권 제한과 관련해 적법한지 여부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전날(22일)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을 통해 영풍 지분 10.3%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상법 제369조 제3항에 따르면 ‘A(고려아연)의 자회사가 B(영풍)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질 경우, B 회사는 A 회사에 대한 주식 의결권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MBK 연합은 “의결권 제한을 규정하는 상법은 국내기업에만 해당되는데 SMC는 외국기업이라 상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상법에서는 국내서 활동하는 외국기업만 규제하는 것”이라며 “(오직) 외국회사만 의미한다고는 나와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