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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 제도화 발맞춘 신한…'K-비들‘로 온체인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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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영 기자I 2026.09.11 17: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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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리서치·딜로이트그룹 세미나
신한투자證 "해외 시행착오 압축해 단계 진전해야"
MMF·비상장주식 등 1단계 한계…수요 발굴 과제
신한운용, 블랙록 벤치마크한 원화판 'K-BUIDL' 추진
역외서 원화 현금성 자산 발행…활용 가능성 검증
KYC·토큰 이전 통제…글로벌 유통 확대 기반 마련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토큰화의 승부는 무엇을 발행했느냐보다 누가 반복해서, 지속적으로 발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느냐에서 갈릴 것입니다.”

최인수 신한투자증권 디지털자산부 부서장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IFC 더 포럼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 금융기관은 토큰화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최인수 신한투자증권 디지털자산부 부서장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IFC 더 포럼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 금융기관은 토큰화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최인수 신한투자증권 부서장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IFC 더 포럼에서 열린 ‘원화 기반 실물자산 토큰화의 시작과 자본시장의 기회’ 세미나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세미나는 딜로이트와 타이거리서치 주관으로 열렸다.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금융당국이 내놓은 토큰증권(STO) 단계별 로드맵에 맞춰 새로운 상품과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토큰화를 해외 신사업 확장을 위한 단계로 보고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토큰화 펀드 ‘BUIDL’을 벤치마크해 원화 자산을 온체인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K-비들(BUIDL)’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 부서장은 금융회사가 토큰화에 주목하는 이유로 거래시간 확장과 계좌 구조 변화, 결제 처리 효율화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현재 증권 거래는 거래시간과 계좌, 결제 절차 등의 제약을 받는 반면,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의 상호운용성이 확보되면 이 같은 제약을 단계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토큰화가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 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대부분이 국내에서 발생하는 상황에서 토큰화가 새로운 해외 사업의 접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최 부서장은 “각 회사가 고객이나 상품, 인프라 등 특화된 영역을 갖고 있다면 협업을 통해 단시간에 효율적으로 현지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접점을 확보할 수 있다”며 “강점을 가진 영역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상대적으로 빠르게 글로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토큰화 관련 규제 체계가 완전히 정립된 단계가 아니라는 점은 한계로 짚었다. 최 부서장은 금융당국이 발표한 STO 로드맵을 언급하며 “1단계에서 다뤄질 머니마켓펀드(MMF), 비상장주식 등이 해외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토큰화가 시도된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시장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국내 제도에 압축적으로 반영해 2·3단계로 빠르게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규제 샌드박스를 중심으로 음원·미술품·부동산 등 비정형 자산을 일반 투자자에게 공급하는 방식의 토큰화가 주로 이뤄졌다. 반면 해외에서는 국채와 채권, 머니마켓펀드(MMF) 등 기관투자자에게 익숙한 전통 금융자산을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됐다.

앞서 발표된 금융위의 ‘토큰증권 정책방향’은 토큰증권 인프라를 한꺼번에 구축하지 않고 3단계로 나눠 확대하기로 했다. 1단계는 내년 2월 법 시행과 함께 시작된다.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방식의 MMF와 일반 사채가 우선 토큰화 대상이다. 비상장주식도 토큰화할 수 있다.

최 부서장은 상장주식 등이 초기 토큰화 대상에서 빠져 있는 만큼 실제 발행 수요가 있는 상품을 발굴하는 것을 증권사의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그는 “궁극적으로는 토큰화 자산이 온체인에서 유통되고 다른 금융 인프라와 상호운용될 수 있는 단계까지 가야 글로벌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익성 역시 풀어야 할 문제다. 현재 해외 주요 토큰화 상품의 수익률이 4% 안팎인 상황에서 금리가 내려가면 MMF 등 현금성 상품을 토큰화하는 것만으로 투자 매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최 부서장은 “토큰화 활동은 상품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내부통제와 규율을 정비하는 과정이라는 의미도 크다”며 국내 금융회사가 해외 시장과 연계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사업 구조의 정합성과 역외 파트너십, 내부통제 체계를 함께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자산운용은 원화 기반 온체인 금융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블랙록이 출시한 토큰화 펀드 ‘비들(BUIDL)’의 원화 버전인 이른바 ‘K-BUIDL’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박성열 신한자산운용 매니저는 첫 상품으로 MMF형 자산을 선택한 이유로 높은 수익률보다 구조의 안정성에 있다고 짚었다. 박 매니저는 “가장 매력적인 자산이 아니라 가장 설명 가능한 자산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MMF는 기준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수탁과 회계감사, 기준가 산출 등 기존 금융시장의 관리 체계가 이미 갖춰져 있어 토큰화 과정에서 새롭게 설계해야 할 내부통제 요소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의미다.

신한자산운용은 국내가 아닌 역외에서 사업을 먼저 추진하고 있다. 원화 기반 온체인 경제의 준비자산 수요를 확인하는 동시에 국내 유통 규제와 직접 충돌하지 않는 범위에서 발행과 기준가 연동, 상환, 커스터디 등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쌓인 운용 기록은 향후 국내 토큰화 제도 논의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박 매니저는 “역외는 국내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향후 국내 제도화를 논의할 때 가장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는 순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맵은 3단계로 제시했다. 우선 결제와 담보에 활용할 수 있는 원화 현금성 자산인 K-BUIDL을 역외에서 구축한다. 이후 이를 담보 레이어와 연결하고 탈중앙화된 유통 경로를 확대한다. 최종적으로 검증된 온체인 인프라 위에 국내 주식과 채권, 대체자산 등을 올려 국내외 제도화 논의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K-BUIDL 사업의 또 다른 핵심은 내부통제다. 이진혁 신한자산운용 이사는 “BUIDL의 핵심 역시 토큰 자체보다 투자자 자격과 유통 범위, 자산 운용을 통제하는 장치를 온체인 구조에 함께 넣었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장치로 미국의 이전대행기관(TA·Transfer Agent) 제도를 소개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된 TA가 투자자 자격과 보유자 정보를 관리하고 토큰을 보유하거나 이전할 수 있는지를 통제한다.

국내에도 토큰증권 제도화 과정에서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제도가 도입됐지만 퍼블릭 블록체인의 지갑과 토큰 이전을 직접 통제하는 미국의 구조와는 차이가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이에 맞는 별도의 통제 체계를 고민하고 있다.

K-BUIDL에 적용할 기본 원칙은 ‘오픈 글로벌, 컨트롤 도메스틱(Open Global, Control Domestic)’이다. 글로벌 온체인 시장에서 활용 가능성은 단계적으로 확대하면서도 국내 거주자 제한과 고객확인(KYC) 등 국내 규제에 필요한 통제 장치는 유지한다는 의미다.

이 이사는 “규제를 완화해서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통제를 갖춘 상태에서 유통 범위를 확대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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