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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노사가 지난 20일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 합의하면서 올해 5대 시중은행이 모두 임단협을 타결했다. 5대 은행의 임금인상률은 2.8%로 전년(2%) 대비 0.8%포인트 올랐다. 임금인상률은 한국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금융노조가 사측과 일괄적으로 협상하는 사안이다.
5대 은행은 성과급도 전년 대비 늘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올해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80%를 책정했다. 신한은행은 현금성 포인트인 마이신한포인트 지급액을 100만포인트(100만원 상당)에서 150만 포인트로 늘렸다. 하나은행도 현금 지급액을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늘리고 복지포인트를 50만원 증액한다.
국민은행의 성과급은 월 기준임금의 250%로 책정했다. 또 현금 지급액도 200만원이 포함됐다. 농협은행은 통상임금 200%에 현금 300만원으로 전년 조건을 그대로 유지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결산이 끝난 후 성과급 규모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 노조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만큼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현금성 포인트인 ‘꿀머니’ 200만원을 지급했으나 올해는 복지포인트 형식으로 300만원을 주기로 했다.
경기 불황 속에서도 은행권이 성과급을 확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5대 시중은행의 누적 순익은 약 11조 7883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 11조 3282억원과 비교해 4.06%가 늘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가계대출 관리로 대출금리를 올렸고 예금금리는 내리면서 예대마진 차이가 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은행권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41%포인트로 2023년 8월(1.45%포인트)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집계됐다. 또 5대 시중은행의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이자이익은 약 29조 141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28조 6920억원보다 1.57%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엔 돈 잔치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전년보다 성과급 규모를 줄이긴 했지만 이자수익이 대폭 늘어난 상황에서 임직원의 여론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며 “이런 비판을 줄이기 위해선 사회공헌과 주주환원 확대 등 여론을 달랠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