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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연구의 배경에는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한 슈퍼 엘니뇨가 또다시 닥칠 것이라는 예측이 자리한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에서 발생하는 자연적 기후 현상으로, 지구 기온을 끌어올리고 극한기상을 부추긴다. 여기에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로 지구 기온 자체가 높아지면서 엘니뇨의 파괴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연구진은 ‘재앙적 결과’가 우려돼 실제 실험 대신 ‘자연 실험’을 활용했다. 2019~2020년 호주를 덮친 ‘검은 여름’ 산불이 대표 사례다. 당시 수천만 에이커를 태운 산불은 햇빛을 반사하는 입자가 가득한 연기를 뿜어냈고, 이 연기가 태평양 상공의 구름과 섞였다. 앞선 연구에서 이렇게 밝아진 구름이 태양 에너지를 더 많이 반사해 태평양을 식혔고, 이는 엘니뇨의 반대 현상으로 기온을 낮추는 ‘라니냐’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효과를 떼어내, 1997년과 2015년 두 차례의 강력한 엘니뇨 직전에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고 가정하고 기후모델로 모의실험을 했다. 그 결과 표적화된 해양 구름 표백이 엘니뇨의 충격을 약화하고 라니냐의 냉각·건조 효과를 40% 키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엘니뇨 초기에 투입할수록 효과가 컸다.
연구를 이끈 케이트 리케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기후과학자는 “이는 개념 증명일 뿐이며, 지구공학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더 연구할 가치가 있다는 점만 보여줬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연구진은 여러 한계도 인정했다. 엘니뇨는 매우 복잡한 현상이라 모든 지역에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덕을 보는 곳도 있다. 예컨대 미국 캘리포니아는 엘니뇨가 몰고 오는 폭우로 저수지를 채운다. 아울러 이 기법이 뒤이은 라니냐의 시기·강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제임스 헤이우드 영국 엑서터대 교수는 “냉각 효과를 통제하는 측면에서 해양 구름 표백의 실현 가능성에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물음과 불확실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나치게 냉각시킬 경우 과거보다 훨씬 강력한 ‘메가 라니냐’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데이비드 키스 미국 시카고대 교수도 “연구가 시작된 지 20년 가까이 됐지만, 해양 구름 표백 분사 장치의 분사량은 실용화에 필요한 수준의 100분의 1에도 못 미친다”며 “기술 자체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술적 문제 너머에는 윤리적 딜레마도 있다. 누가 이 기술의 사용을 결정할지, 지구공학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오히려 흐트러뜨리지는 않을지 등이다. 리케 역시 “우리는 훨씬 더 많은 것을 이해해야 한다”면서도 “그럼에도 엘니뇨를 완화할 방법이 있다면, 검토하지 않을 이유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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