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규모 로봇 박람회 ‘2026 세계로봇대회’ 전시장 가보니 증시 상장한 유니트리, 격투장 마련하고 탁구 시연하는 로봇 등장 무술·무용 등 한층 정교한 모습, 공장·마트·가사 투입 기대감 커져
19일 중국 베이징 세계로봇대회(WRC) 행사장에서 한 로봇이 이단옆차기를 선보이고 있다. (영상=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19일 중국 베이징 이좡경제기술개발구에서 열린 ‘2026 세계로봇대회(WRC)’ 전시장. 한 로봇 기업의 부스에 물류 컨베이어 벨트가 빠르게 돌아가고 그 위를 로봇 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19일 중국 베이징 세계로봇대회(WRC) 행사장에서 로봇 손들이 물류를 정리하고 있다. (영상=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회사 관계자가 “여기에 곰 인형을 넣어보면 어떨까요”하면서 벨트 위에 인형을 떨궜다. 택배 상자를 분류하던 로봇 손은 인형을 집더니 바로 별도 통로로 분리했다. 물류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미세한 차이도 감지·대응하는 기술을 시연한 것이다.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 로봇 박람회인 WRC는 올해 300여개 기업이 참가한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이들 기업이 내놓는 제품만 약 2000개이고 이중 신제품은 150여개로 집계됐다.
중국의 로봇 기술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행사장에 등장하는 로봇들의 모습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 그동안 전시회가 걷기, 뛰기 등 단순 운동 성능을 보여줬다면 이제는 격투, 탁구 같은 고난도의 동작을 시연하고 실제 공장·마트에서 작업하거나 집안일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19일 중국 베이징 세계로봇대회(WRC) 행사장에서 한 로봇 모델이 탁구를 하고 있다. (영상=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19일 중국 베이징 세계로봇대회(WRC) 행사장에서 한 로봇 모델이 탁구를 하고 있다. (영상=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전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끈 곳은 이날 중국 증시에 상장하기도 한 유니트리 전시관이다. 유니트리는 전시관에 격투를 시연할 수 있는 사각의 링 등 다양한 무대를 마련했다.
이중 한쪽에는 탁구대가 설치됐다. 초등학생 정도 몸집의 휴머노이드 로봇 모델인 ‘G1’이 탁구대 앞에 서서 탁구채를 들더니 맞은편의 사람과 능숙하게 탁구공 랠리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옆에 화면에선 로봇이 공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있다는 신호가 그려지고 있었다. 로봇이 직접 눈(카메라)을 이용해 넘어오는 공을 확인한 후 탁구채를 쥔 팔을 휘두르는 정밀한 작업을 모두 구현한 것이다.
엔진AI가 전시한 로봇 모델은 유니트리처럼 무대를 마련하고 격투를 재현하고 있었다. 복싱 자세를 보여주던 로봇은 갑자기 뛰어오르더니 날아차기를 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19일 중국 베이징 세계로봇대회(WRC) 행사장에서 한 로봇이 이단옆차기를 선보이고 있다. (영상=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19일 중국 베이징 세계로봇대회(WRC) 행사장에서 로봇들이 춤을 추고 있다. (영상=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축구하는 로봇 기업으로 잘 알려진 부스터로보틱스는 춤을 추는 모델들을 공개했다. 기존 로봇처럼 일명 ‘칼군무’를 선보이는 게 아니라 마치 사람이 추듯 유연하게 흔들거리는 모습을 인상적으로 표현했다.
또 다른 로봇 기업 유비테크는 전시관에 하나의 생산 라인을 마련했다. 이미 실제 공장의 생산 업무에 배치되고 있는 ‘S2’ 모델들이 배터리 셀과 같은 제품을 장착하고 수납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줬다.
갤봇은 무인 로봇 상점을 재현했다. 로봇들이 움직이며 상자를 들어서 다른 곳에 쌓아놓는 등 실제 사람과 같은 일을 하고 있었다. 갤봇은 실제로 베이징 등에서 로봇이 직접 주문을 받아 상품을 전달하는 무인 상점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갤봇이 이번에 공개한 로봇 모델들은 가수와 함께 한 무대를 선보였다. 단순히 음악이 나오는 악기가 아니라 실제로 드럼, 기타, 피아노를 연주하는 정밀한 동작이 눈에 띄었다.
행사장 곳곳에도 정밀한 작업을 보여주는 로봇들이 배치됐다. 일반 아메리카노 커피를 만드는 로봇들은 흔히 볼 수 있었는데 다른 쪽에선 일반 커피가 아닌 드립 커피를 만들거나 여러 종류의 음료를 넣은 후 흔들어서 칵테일을 만드는 로봇도 있었다. 팔찌에 큐빅을 끼우고 옷이나 양말을 개는 로봇 모델도 선보였다.
19일 중국 베이징 세계로봇대회(WRC) 행사장에서 로봇 밴드가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영상=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한편 이번 WRC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글로벌혁신센터(KIC중국)이 한국관을 마련해 한국 기업들이 참여했다. 한국관엔 뉴빌리티, 다이나믹솔루션, 에이드올, 뉴로메카, 솔리드뷰, 쎄네스테크놀로지 등 기업들의 부스가 마련됐으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방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