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자회사 캐논마케팅재팬 사례도 기업 거버넌스 개선의 긍정적 예다. 일본 내 캐논 제품의 유통·AS를 담당하는 이 회사는 과거 500억엔 이상을 모회사에 대여했다가 최근 공시를 통해 전액 상환 사실과 함께 잉여자금 운용 계획을 공개했다. 자회사에 축적된 현금의 활용 방향을 투자자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한 사례라는 평가다. 도쿄증권거래소(TSE)는 이를 투자자 정보 제공 측면의 모범 사례로 보고 지난해 12월 우수 공시 사례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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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모자회사 중복상장 문제를 시장 주도 규율로 줄여온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2007년 467개에 달했던 상장 자회사 기업 수는 아베 내각 이후 기업 지배구조 개혁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지난해 7월 기준 215개로 감소했다. 김 전 대표는 이를 일본 금융청(FSA)과 도쿄증권거래소(TSE)를 중심으로 한 시장 규율 강화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일본의 중복상장 문제 접근 방식의 차이도 강조했다. 한국이 물적분할이나 자회사 기업공개(IPO) 등 일시적 피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일본은 자회사 이익의 모회사 이전, ROE·PBR 저하, 지배주주의 이사 선임권 집중 등 구조적 문제에 주목했다는 설명이다.
일본은 2023년 도쿄증권거래소(TSE)가 PBR 1배 미만 기업에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시를 요구하는 밸류업 정책을 추진했다. 2024년에는 개선 방안을 공시하지 않은 기업을 거래소 웹사이트에 공개하도록 하며 시장 압박을 강화했다. 김 전 대표는 “2024년 초까지 개선 계획 공개를 요구했고 약 85% 이상의 기업이 대응 공시를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TSE는 소수주주 보호 관련 공시 기준을 정비하고 우수·불량 공시 사례를 공개하며 시장 규율을 강화하고 있다. 투자자 시각을 반영한 인터뷰 자료집과 우수 공시 사례집도 발간하고 있다. 일본 금융청(FSA) 역시 모자회사 중복상장을 시장 환경 과제로 규정하고 상장 규칙 개정 검토 방침을 밝힌 상태다.
현재 일본은 후속 과제로 모자회사 중복상장 축소와 이사회 독립성 강화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김 전 대표는 “TSE는 소수주주 의결권 행사 결과 공시를 강화하고 대주주로부터의 독립성 기준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처럼 거래소가 중심이 돼 시장 관행을 바꾸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이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한국은 정치권·금융위원회 중심으로 입법과 강제 규범이 먼저 만들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일본은 거래소가 주도해 투자자와 기업의 인식을 바꾸는 방식으로 개혁이 진행됐다”며 “거래소가 투자자 참여를 유도하고 기업 인식 변화를 이끌 때 시장 문화도 자연스럽게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한국 시장의 개선 방향으로 △자회사 상장·상장폐지 과정에서 소수주주에게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제도 마련 △자회사 소액주주와 이해관계 충돌 위험에 대한 인식 강화 △이사회 내 독립위원회의 실질적 운영 △일본 TSE 사례를 참고한 자본효율성 공시 강화 △거래소의 보다 적극적인 시장 규율 역할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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