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8월28일 17시13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유럽 벤처캐피털(VC) 시장에 묘한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전체 투자 열기는 한풀 꺾였지만 인공지능(AI)과 우주기술 등 일부 대형 스타트업에는 자금이 몰리면서 유니콘의 몸값은 오히려 뛰고 있다. 여기에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부진으로 기존 유니콘의 엑시트까지 늦어지면서 시장에 유니콘이 쌓이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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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유럽 유니콘 175곳의 기업가치를 모두 합친 규모는 6091억유로(약 973조2687억원)다. 지난해 말 대비 1000억유로(약 160조원) 가량 늘어난 수준으로, 올해 새롭게 유니콘 대열에 합류한 기업도 18곳에 이른다.
개별 기업의 몸값이 특히 크게 올랐다. 유럽 유니콘의 기업가치 중간값(기업가치 순으로 줄 세웠을 때 가운데에 위치한 기업의 가치)은 지난해 16억유로에서 올해 2분기 24억유로로 50% 뛰었다. 이는 전체 VC 투자 건수가 예년보다 더딘 흐름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시장에 풀리는 자금이 줄어든 대신 검증된 대형 스타트업으로 투자금이 몰리고 있는 셈이다.
자금이 일부 대형 스타트업에 집중되면서 건당 투자 규모도 커졌다. 올해 상반기 유럽 유니콘에는 47건의 투자를 통해 총 155억유로(약 25조원)가 유입됐다. 투자 라운드 중간값도 지난해 1억4000만유로에서 올해 1억7500만유로로 상승했다.
대형 투자는 AI와 우주기술 분야에 집중됐다. 대표적으로 영국 데이터센터 스타트업 엔스케일은 지난 3월 시리즈C 라운드에서 20억달러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46억달러를 인정받았다. 이는 직전 라운드에서 받은 몸값 보다 네 배 이상 높아진 수준이다. 이 밖에 핀란드 위성기업 아이스아이도 지난 6월 10억유로를 조달하면서 100억유로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다. 지난해 12월 24억유로 수준이던 몸값이 반년 만에 네 배 넘게 뛴 것이다.
다만 유니콘 수가 늘어난 것을 유럽 스타트업 시장의 회복 신호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피치북의 분석이다. IPO와 M&A 시장이 부진하면서 투자금 회수가 더딘 탓에 기존 유니콘이 시장에 오래 머무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통상 스타트업은 상장하거나 다른 기업에 매각되면 비상장 유니콘 명단에서 빠진다. 하지만 최근 유럽에서는 IPO와 M&A 부진으로 기존 유니콘의 엑시트가 늦어지는 사이 새 유니콘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빠져나가는 기업보다 새로 들어오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유니콘 수가 불어나는 구조다.
후보군도 두텁다. 피치북이 집계한 유럽의 수니콘(soonicorn·곧 유니콘이 될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은 174곳으로, 합산 기업가치는 1278억유로에 이른다. AI를 중심으로 대형 투자가 이어질 경우 유니콘 수는 하반기에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피치북은 "지금 유럽 VC 시장은 ‘돈이 마른 시장’이라기보다 ‘돈이 몰리는 곳만 몰리는 시장’에 가깝다"며 "전체 투자 활동은 둔화했지만 AI와 우주기술 등 일부 분야에서는 기업가치와 투자 규모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반면 엑시트 시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유니콘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이는 현상도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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