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은 17일 KIST 본원에서 열린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KIST의 임무중심 연구체제 전환 의미를 강조했다.
KIST는 지난 2024년부터 국가·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임무 중심 연구체제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과제중심연구제도(PBS)를 기반으로 KIST가 잘하는 연구에 집중해왔다면 체제 전환을 통해 KIST가 해야만 하는 연구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변화를 추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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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변화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임무가 민간이 감당하기 위한 고위험·장기연구로의 전환이 요구됐기 때문이다. 정부의 출연연에 대한 예산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뤄졌지만 개인 연구자의 중복연구, 파편화된 과제 수행, 연구개발 투자 대비 성과 미흡 등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여기에 미·중 중심의 기술블록화가 가속화되면서 대내외적인 변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KIST는 국가사회 임무로의 체제 전환을 공식화하고, 연구소별 30회 이상의 논의를 거쳐 차세대반도체연구소, AI·로봇연구소 등 7개 연구소를 차례로 출범시켰다.
연구수행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PBS가 폐지되고, 윤석열 정부의 R&D 예산 삭감을 딛고 예산이 역대 최고 규모로 편성되면서 체제 전환도 탄력을 받았다.
장준연 부원장은 “기술주권 확보를 위해 정부가 정부주도의 7대 시드 프로젝트와 민간주도의 3대 메가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가운데 출연연도 이에 맞춰 대비가 필요하다”며 “개인 연구에서 팀 중심 연구로, 프로젝트 관리자(PM) 중심 수행체계, 단계별 목표·전략 관리 등으로 연구 수행 방식에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지난 2년간 임무중심 R&D가 추진되면서 KIST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놓기 시작했다. 차세대반도체연구소는 기존 컴퓨팅 대비 연산성능이 1000배 증가하면서도 전력소비는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인 무작위성처리장치(RPU)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고성능 칩 설계와 유통 ·물류· 자율주행 경로 최적화와 알고리즘 구현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계와의 협력을 발판으로 사회안전 시스템 구축도 가시화되고 있다. AI·로봇연구소는 LG전자와의 ‘KAPEX’ 기술 이전을 발판으로 오는 2030년까지 휴머노이드 기술 고도화와 실증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초고령사회 최대 난제인 치매 극복을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뇌과학연구소는 5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기술이전 성공을 바탕으로 치매 신약 최종 승인에 도전한다. 특히 산업계와 협력해 뇌전증·신경면역질환으로 후속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장할 계획이다.
다만, 급격한 변화가 추진되면서 일부 시행착오도 발생했고,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 활용을 통한 지원 수요도 커지고 있다. 이에 KIST는 임무중심연구소와 연계한 학연 특화과정 신설, 민간 합작 기술사업화 전문회사 ‘KIST 이노베이션’ 출범, AI 내재화를 통한 R&D 표준 정립 등을 통해 변화를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
오상록 원장은 “국가 의제가 발표되는 상황에서 출연연 스스로 어떠한 역할을 할지 답해야 할 때”라며 “KIST는 2년전부터 임무중심 R&D 전환을 통해 국가 사회적 문제 해결을 추진해 왔으며, 이 경험을 다른 출연연과 공유하며 변화에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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